제가 면접에서 유일하게 당황한 적이 있어요.
보통 면접에 가면 이거 꼭 묻잖아요.
"본인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장단점이 뭐예요?"
그래서 예상 답변을 미리 생각해갔죠.
근데 그 날 따라 면접관님이
"마케터로서 본인의 장점 3가지를 말해주세요"
라고 하시는 거예요.
아니, 저는 제 장점을
하나밖에 생각을 안해봤는데 말이죠.
너무 어이없는 부분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니까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래도 생각을 쥐어짜서 어찌어찌 답변을 했죠.
다음 날 친한 선배한테 이 얘기를 했는데
글쎄, 선배가 하는 말 듣고 박수가 나오더라고요.
"지은아, 그럴 땐 이렇게 넘어가면 되는 거야.
"아이고 3개씩이나요? 너무 많네요ㅎㅎ
3개 합친 것 같은 장점 하나 말씀드려도 될까요?"
가볍고 위트 있게 말하고,
그 다음에 진짜 장점 하나 제대로 어필하면 돼.
면접관도 웃고, 너도 여유 있어 보이고. 오히려 기억에 남잖아?
너무 진지하게 답하려다 망하는 거야."
제가 잠깐 잊고 있었더라고요.
면접은 시험이 아니라 대화라는 걸.
질문에 완벽하게 답하려고
머릿 속에서 문장 조립하다가 어색하게 말하느니,
솔직하게, 자연스럽게, 유머를 섞어서 말하는 게
훨씬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걸요.
"3개씩이나요?"
이 가벼운 한마디가 면접장 분위기를
확 바꿀 수도 있는 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