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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중아 Oct 17. 2021

Day 16 김창열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인터뷰책방

한장요약: 그림이 있고, 글이 있고, 바람이 많았던, 어느 하루


어제 제주 열대기후였다면 오늘 제주는 순식간에 한대기후로 건너온 것 같다.

계속 비가 내리고 무엇보다 찬 바람이 쉬지 않고 몰아치는 관계로 오름 같은 야외는 포기하고 저지리 예술인 마을에 있는 미술관들을 돌아보기로 한다.

먼저 물방울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의 미술관.

물방울의 배경에  한자들이 적혀있는 궁금했는데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우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며 그렸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작품 제목은 모두 '회귀'이다.

각자 자기 집으로 돌아간 물방울들.

'에콜 드 파리의 거장들'전도 진행 중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응노 화백님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 반가웠다.

여전히 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근처의 제주현대미술관으로 다시 바람을 피한다.

김흥수 화백의 강렬한 작품들이 상설전시 중이다.

질감이 매우 독특해서 들여다봤는데 그냥 Oil on canvas 혹은 Mixed media on canvas라고만 적혀있었다.

삼베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고, 깨진 자기 조각을 붙인 것 같은 작품도 보이고... 고정관념, 틀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인상깊다.

다른 전시실에서 봤던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 풀잎소리와 달콤한 뚱땡이.

특별전으로는 '도예가의 작업실'이 진행 중이다.

제주에서 작업하는 도예가 네 명의 작업실을 재구성했다고 한다.

RM 때문에 요즘 유명해진 달항아리.

물이 귀한 제주에허벅(제주의 물동이)으로 줄세워가며 물을 길어간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작품.

제주의 까만 현무암이 도기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

삶 속에서 만나는 예술, 도자기.

다음은 문화예술수장고의 미디어아트 보러 다.

제주현대미술관 소장품들을 활용해 제주의 계절을 표현하고 살아있는 작품전을 통해 전시되지 않은 작품들도 보여준다.

아이들이 신나서 뛰어다니는데 혼자 구석에서 조용히 감상만 하는 내가 안쓰러워 보였는지 먼저 사진 찍어주시겠다던 에인절님, 감사합니다!

예술혼이 충만해져 돌아오는 길, 바로 돌아오긴 아쉬워 숙소 근처 동네서점 인터뷰 책방에 들르기로 한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동네서점 좋아 어딜 가든 찾아가 보는 편이다.

제주서점에 왔으니 제주 관련 책을 살까, 4.3 사건을 다룬 한강 작가님의 신작을 살까 고민하며 구경하다 찾은 작고 귀여운 그림책, 디어 마이 호근동.

펼쳐보니 이 서점에서 발간한 책이다.

호근동 토박이 할머니들의 그림을 모아 엮은 책이 너무 귀여워 제주살이 기념품 삼아 구입하기로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는데 책방 투어나 해볼까 싶어 제주책방올레 지도도 하나 집어드니 친절한 사장님께서 이것저것 더 담아주셔서 마음이 배로 풍성해진다.

개성강한 그림이 있고, 포근한 이 있고,

그 와중에 바람이 아주 많았던 어느 하루 

이렇게 안온하게 저문다.


덧1. 김창열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은 에코카드로 무료입장 가능하지만 미디어아트는 할인없이 구입해야 함.

현대미술관 유료티켓 있으면 미디어아트 티켓 할인 가능하다고 함. (반대로 미디어아트 티켓으로 미술관 티켓 할인도 가능)

덧2. 비오는 주말이라 미술관으로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가는 길에 헬로 키티 아일랜드랑 피규어 뮤지엄은 주차장부터 미어터지던데 미술관은 코로나 인원제한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대기도 없이 관람 가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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