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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중아 Mar 30. 2022

[20220327] 10. 공주 계룡산(ft. 글램핑)

한장요약: 내일도 모레도 계룡산은 그 자리에 있어줄 거야

원래는 토요일 산행 후 글램핑 계획으로 야심차게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두었는데 일주일 전부터 토요일 오전의 비 예보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토요일 오후에는 비가 개이고 일요일은 화창하다는 예보에 토요일에 공주에서 점심을 먹고 3시에 체크인하고 캠핑을 즐긴 후 일요일에 등산을 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토요일 오전, 간략하게 장을 보고 출발해 공주에서 맛나게 점심 식사.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 근처 공산성을 한 바퀴 둘러본다.

금강이 훤히 내려 보이고 촘촘히 쌓아 올린 돌담 성벽이 다부지게 지켜줄 듯한 백제의 산성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에 이제 막 몽우리를 틔우는 매화가 이른 봄소식을 전해준다.

3시가 가까워오자 예약해둔 글램핑장으로 향한다.

간단히 짐을 풀고 남성팅 대 여성팀 윷놀이를 시작으로 각종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5시 반, 바비큐 타임이 다가온다.

우리는 숙소에 무제한 바비큐를 신청했는데 삼겹살과 목살을 비롯해 밥과 김치, 각종 쌈야채와 된장국까지 나름 구성이 훌륭하다.

숯에 불을 피우고 빠르게 고기를 구워내 집에서 챙겨 온 젓갈과 장아찌, 김치까지 한 상 제대로 차려 먹는다.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나서는 캠핑의 꽃인 캠프 파이어를 위해 장작을 세팅한다.

옹기종기 둘러앉아 또 웃고 까불며 게임도 하고 선물도 뽑고 모닥불에 마시멜로도 구워 스모어까지 달려본다.

모닥불이 꺼지고 스산해진 밤공기에 이제 실내로 자리를 옮겨 다시 시작된 네버엔딩 게임! (거기에 살짝 음주를 곁들인)

그래도 우리는 산악회라며 다음 날 계룡산을 위해 체력을 조금이나마 아껴두자며 생각보다는 이르게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 번개같이 준비를 마치고 뜨근한 라면 국물에 해장과 함께 어제 남은 삼겹살까지 모닝 바비큐로 든든히 충전 완료!

계룡산 들머리 주차장에서 10시 반쯤 산행을 시작한다.

동학사를 끼고 가는 들머리는 1인당 3천 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 관계로 안 예쁘고 밋밋하고 질퍽거리기까지 하는 청전 탐방로로 오르기 시작한다.

완만한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전날 유흥의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남매탑에서 먼저 오른 일행들을 만나 숨 고르기를 해보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 나를 포함한 몇몇은 중탈하여 하산.

나머지 일행들은 삼불봉을 지나 관음봉까지 찍고 오기로 하며 다시 채비를 한다.

(전해들은 바로는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는 코스가 좀 험난하지만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는 능선길이라 경치도 좋고 재미도 있다고)

중탈조는 계곡길을 따라 동학사 방면으로 내려오는데 비가 온 다음날이라서인지 계곡에 수량도 풍부해 곳곳에 작은 폭포를 보는 재미도 있고 정말이지 물이 맑아서 바닥까지 깨끗하게 들여다보였다 (국립공원만 아니었으면 발 담갔을지도..)

동학사 구경도 좀 하고 먼저 내려와 산채 비빔밥에 파전으로 배를 채우며 일행을 기다린다.

공주에 왔으니 알밤빵도 하나 사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서울로 향한다.

요번에는 정상까지 오르지 못해 아쉬웠지만, 더 영롱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 계룡산!


[요약]

1. 코스: 청전 탐방지원센터 - 남매탑 - 동학사 (중탈), 7.4km, 3.5시간 운행

2. 기온: 1/16

3. 착장

- 베이스 레이어: 푸마 히트텍 (오르다 벗어던짐)

- 미드 레이어: 콜롬비아 집넥

- 아우터: 경량 패딩 (5분 만에 벗어던짐)

- 하의: 블랙야크 기모바지 (더워 죽음)

4. 기타 준비물

- 선글라스

5. 장점: 국립공원답게 수려한 산세

6. 단점: 너덜길이 너무 길어서 발에 계속 긴장하며 걷게 됨

7. 다음 방문 계획: 초록초록 예뻐지는 여름에 꼭 가야겠다.

[별점]

1. 난이도: 3.0 (꾸준한 오르막, 남매탑 이후로는 빡세다고 하더라)

2. 풍경: 3.0 (동학사로 내려오는 계곡길 예쁨)

3. 추천: 3.0

[오늘의 교훈]

1. 아무리 아침 기온이 낮아도 3월 말은 봄이다!

2. 봄볕에 타면 님도 못 알아본다는데, 모자를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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