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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돕 Mar 08. 2024

응원하는 마음

남는 장사

내 쓰기는 온세상이 나에게서 등을 돌렸다고 느껴지던 바닥 같은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졌을 때, 심지어 무언갈 생각하고 펜을 잡는 것조차 사치라고 여겨지던 때 나는 더욱 더 쓰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그게 삶의 끝을 상상해 본 사람의 오기였든 희망이였든 어쨌든 난 쓰기를 시작했고 그 이후 좀 더 다채로운 감정을 마주하며 살게 되었다.


생활은 전보다 더 단순해졌으나, 내 마음 속은 맑았다가 흐렸다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니, 다채롭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해서 하는 어떤 일 때문에 내 마음이 매일 이렇게 요동친다는 것은 나로서도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누가 등떠밀어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 좋아서 하는 일에 이렇게 마음이 쓰이고, 안되면 답답하고 못쓰면 불안하고 왜 사서 고생인가 하는 생각도 스쳤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에게도 쓰면서 얻는 즐거움이 쓰는 고통을 뛰어넘었다. 쓰기로 내 괴로움과 고통을 쏟아내고 나면 한결 가벼워졌고, 좋았던 일을 쓰고 나면 그 때의 행복이 영원히 남겨지는 듯 했다.


그러니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건 날 위해서다. 나는 무언가를 쓰면서 스스로를 응원하고 위로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글이 안써진다고 툴툴댈 것도 남들처럼 잘 쓰지 못한다고 속상해 할 것도 없다.(..고 말하고 또 속상해 한다.)

나에게 쓰기는 그 자체로 남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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