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는 동반 지원을 잘 뽑아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제주 생활을 하러 가게 된 나와 내 여행 메이트는 서로의 마지막 모습을 찍어주며 각자의 생활을 하러 떠났다. 이로써 시작된 나의 제주살이. 혼자 낯선 타지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새로운 곳에 도착했고, 도착과 동시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후 눈에 띄는 것은 열악한 시설과 근무환경이었다. 분명 숙식 제공이라 되어 있었지만 정말 숙식 제공 만 해주는 듯했다. 파티하는 공간에 마련되어있는 2층에 위치한 방, 좁은 방안에 2층 침대 3개, 화장실을 가려면 1층으로 내려가 사용해야 했고, 샤워를 하려면 객실이 있는 건물로 건너가야 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파티를 하는 손님들과 같은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으며, 1층에서 2층의 방이 훤히 보이는 구조였다.
밥을 먹으려면 요리를 해서 먹어야 했고, 식재료는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에 제공해 주는 형태였다. 그마저도 한 번 해 먹고 나면 남은 식재료 라고는 계란과 기타 양념들… 첫날이나 둘째 날은 식재료로 충당할 수 있지만 그 후에는 거의 라면, 간장 계란밥, 김치볶음밥 등 한정적으로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에 지원해주는 식비는 5만 원도 안되는 금액이었기에 그 금액 안에서 재료를 구매하면 자연스레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기존 스태프들의 말을 들어보니 월요일 화요일이 지나면 나머지는 밥을 먹는다는 느낌이 아니라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이라 했다.
그뿐만 아니라 스태프라고는 여자 네 명, 이 중 하루 근무자는 두 명, 진행되는 파티의 인원수는 6~70명이 기본이었다. 게다가 근무 날 파티 진행 시 파티에 착석해야 했고, 파티의 분위기가 처질 경우 파티의 분위기를 띄우라는 식의 말도 들었다.
게스트하우스의 스태프는 여행자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손을 도와주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으며 여행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이들은 갑을 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며, 일한 대가를 받는 사람들도 아니다. 약간의 여행경비를 지원해주는 곳도 있지만, 그것이 일반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무급인 곳이 더 많다. 보통 한 달에 10~15일 정도를 일해주는 대신 숙식을 제공받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간 곳에서는 이들을 여행자로 보지 않았으며, 요구하는 업무량에 비해 이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지도 않았다.
이 모든 일은 단 이틀 만에 일어났고, 이틀 동안 많은 스트레스를 받음과 동시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끝없는 생각을 하게 했던 이틀이 지난 후 휴무 날이 되어 헤어졌던 나의 친구를 다시 만났다. 이날 나는 내 여행 메이트와 이틀 동안의 근황을 얘기하며, 여러가지 얘기와 생각 끝에 ‘이곳을 나가자’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결론을 내림과 동시에 전화기를 들었고, 사장님과는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 단지 시설이 좋지 않아 못할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그 후 친구와 함께 내가 머물던 곳으로 갔다. 이틀동안 함께했던 스태프들에게 내 상황을 말해주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이든 스태프들에게 약간은 미안했다. 그들은 내가 그곳을 그만둔다고 말을 하니 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고, 내 선택을 응원해줘서 고마웠다.
언니오빠들과 얘기를 마치고, 한결 편안해진 기분으로 짐을 싼 후 그곳을 나섰다. 앞으로의 계획은 없었지만 당장에는 친구가 있는 협재 게스트하우스에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이렇게 나의 첫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생활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