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던 뚜벅이들의 일주일

by 김리아

7월 19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아, 오늘이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를 하러 가는 날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헤어질 생각에 막막하기도 하고 괜히 울적한 기분도 들었다. 이 기분 무엇을 먹으며 달래야 하나 고민을 하던 중 친구가 전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에 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딱새우찜을 먹기로 했다. 마침 식당의 위치가 우리의 숙소와 많이 멀지 않았기에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식당 이름은 ‘피어 22’이다. 태왁이라는 메뉴가 대표 메뉴이며 해녀가 물질을 할 때 바다에 띄워놓고 채취한 해물을 담는 어구를 테왁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이름을 가져왔다고 했다. 이름과 걸맞게 딱새우와 감자, 소시지, 옥수수 등이 찐 상태로 양동이에 담겨 나왔다! 직원분께서 양동이에 나온 음식을 테이블 한가운데에다가 우수수 쏟아주셨고 딱새우 먹는 법을 알려주셨다. 딱새우는 보통 새우들과 달리 껍질이 매우 단단해서 특정 부위를 나무망치로 깬 후 먹을 수 있었다. 손쉽게 머리를 제거하고 몸통의 양옆을 망치로 톡톡 깨뜨린 후 살만 발라내어 먹으면 된다. 쉬운 듯 쉽지 않았던 딱새우찜 먹기. 그러나 그 맛은 종종 생각이 나는 맛이었다.


일반 새우와 비슷한 듯했지만 살이 좀 더 달달했고, 딱새우의 고소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딱새우를 깔 때마다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같이 있던 옥수수가 정말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 역시 제주도에 다시 간다면 또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인 것 같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카페인 ‘잔물결’에 갔다. 내가 주문한 건 레모네이드였고 친구가 주문한 건 바닐라 라테였으나 카페인을 잘 마시지 못하는 친구의 커피는 어느새 내 앞에 와있었다. 이름처럼 잔잔한 분위기를 지닌 카페였고, 마음마저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이런 기분과 함께 노트북을 열었고, 제주도에서 시작한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와 헤어지기 전에 우리의 일주일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고, 그 일주일을 글로 쓰려니 모든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올랐다. 어느곳에서나 다양한 사진들을 남겨 놓았기에 사진을 보며 그 당시의 생생한 느낌들이 되새겨지고,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사진들이 아련했다. 너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시간이 야속했으며, 새로운 곳에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뚜벅이인 우리는 여행을 하는 매 순간순간에 행복을 느낀다. 버스를 타면 창문 밖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길을 걸으면 별거 아닌 돌담길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 쏜살같이 지나간 일주일은 제주도에 도착한 순간 보이는 풍경, 짭짤한 제주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는 밤 산책, 별들이 수놓은 하늘을 바라보며 듣는 노래,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바라보는 제주 바다. 이 모든 것들이 행복했고, 이 순간순간이 소중했다.


어떤 곳을 가도, 두 발로 그곳들을 누비며 그 지역의 곳곳을 우리들의 기억 속에 담아둔다. 여유롭게 걷는 모든 길이 그 자체로 힐링이 되고, 길의 중간 중간에 있는 벤치 혹은 정자들이 우리의 쉼터가 된다. 바닷가에 있는 정자에 자리를 잡고 바다를 바라보면 마치 액자 안에 담긴 멋진 사진 한 장을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매 순간이 작품이었고,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게 아쉬웠다.


사진으로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나의 두 눈에 더욱 열심히 담아두었다. 잊을 수 없는 풍경들을 보며 듣는 노래들은 그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추억이 된 시간이지만 그 추억으로 인해 내 행복은 계속해서 더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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