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주 생활에서는 끝없는 선택이 존재했다.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내 제주 생활을 좌지우지할 선택까지. 다양한 선택이 있었는데 그 많은 선택 중 내 최고의 선택은 ‘끌림 365’에서 스태프 살이를 하기로 한 것이다. 끌림에서 스태프 생활을 하기로 결정하기 까지도 수없는 선택의 연속이었다. 이전에 있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오기를 결정했어야 했고, 이후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또 선택해야 했다. 당장에 머물 곳을 골라야 했으며, 앞으로는 어디서 생활할지, 내가 어떤 곳에서 생활해보고 싶은지도 생각해 보아야 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두 곳에서 연락을 받았고, 나는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 마침내 나는 ‘끌림 365’라는 게스트하우스를 가기로 했고, 이 결정은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다. 평소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재미있는 스태프 생활을 하고 싶었던 나는 끌림 블로그를 통해 그곳에 가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그곳에서 구하는 날짜가 나와 딱 맞아떨어져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그 선택은 내 제주 생활을 180도 바뀌게 만들어 주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낯설었던 곳을 집이라 칭할 만큼 익숙하게 만들어 주었고,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을 끌림 식구들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낯설었던 그곳에 가도 돌아갈 곳이 생겼으며, 끌림에서의 잊을 수 없는 경험들은 나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끌림에서의 생활은 비교적 단순했다. 근무 날일 경우 아침에 일어나면 오전 근무를 하고, 오전 근무가 끝나면 씻고 나와 맛있는 점심을 먹고 그날 끌림에 있는 스태프들과 사장님 꼬셔서 근처 카페를 다녀온다. 그렇게 순식간에 휴식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오후 근무시작과 함께 손님들을 맞이한다. 7시쯤 파티 음식 조리를 시작하고 8시면 파티가 시작되어 그날그날의 파티 분위기를 보는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모든 근무가 끝나면 다 함께 가벼운 술자리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휴무 날일 경우 근무 날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낸다. 늦잠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고 천천히 씻고 준비를 마치면 어느샌가 점심시간이 다가온다. 실장님이 해주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다시 사장님을 꼬셔서 카페, 혹은 드라이브를 나가곤 한다. 다른 이들의 오후 근무시간이 되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나와서 기타를 치거나 끌림 카페 내에 있는 노래방 기계로 노래를 부르거나 이번 여름에 유행했던 ‘어몽어스’라는 게임을 다 함께 하기도 했다.
사장님을 포함한 스태프 모두가 한데 모여 어몽어스를 하면 그 순간 다 함께 엠티를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일몰 시각에 애월 앞바다에서 산책을 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산책이 끝나면 파티 장소에서 다른 스태프들을 돕거나 함께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고, 파티가 끝나면 또다시 가벼운 술자리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런 소소한 일상은 쌓이고 쌓여서 나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작은 일상 속에서 매 순간순간 즐거움을 느꼈고, 그러한 즐거움을 느낌과 동시에 그 순간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시간이 아쉬웠고, 이러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사람들, 풍경들, 모든 것들이 고마웠다. 이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지만 언젠가 또다시 그곳에서의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추억들이 모여서 나에게 여운을 남겼고, 이 여운은 이번 제주 생활 마지막 날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바닷가 앞에 앉아 평소보다 잔잔하지만 강렬한 빛을 보여주던 바다 노을은 아직 떠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강한 아쉬움을 느끼게 했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그곳에 다시 갈 날이 까마득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앞을 가렸다. 흐르진 않았지만, 눈물을 머금음과 동시에 눈앞이 흐릿해졌고, 흐릿한 바다는 여전히 잔잔하고 붉게 빛났다.
나의 선택이 선물해준 내 제주 생활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소중했다. 낯선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순간들이 즐거웠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연들이 감사했다.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며, 내가 나의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얼떨결에 하게 된 선택이었지만 이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또한 스태프살이를 하기로 한 나의 선택은 내 제주 생활 중 최고의 선택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