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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괜찮은 작가 imkylim Aug 28. 2024

두바이 초콜릿

콜라주인가 그림인가...

 아들이 판교에 다녀오면서 찹쌀떡을 사 왔다. 두바이 초콜릿이 든 떡도 있었다. 딸은 안 그래도 먹어보고 싶었다며 반색했다. 나와 남편은 어리둥절해 그게 도대체 뭐냐고 물었다. 두바이 초콜릿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라는 회사가 만든 거라고 한다. 초콜릿 코팅 안에 바삭한 중동식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가 들어있다. 그게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라고 했다. 어떤 인플루언서가 두바이 초콜릿을 SNS에 올린 뒤로 유명해졌다고. 아이들의 설명을 들은 나는 두바이 찹쌀떡을 입에 넣었다. 내 혀가 무딘 건지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었다. 입에 닿는 촉감과 맛이 킷캣 초콜릿과 비슷했다.


  디저트에는 어떤 풍요가 담겨있어 먹는 사람에게 그 기운을 나눠주는 게 분명하다. 티라미수를 먹으면 그 이름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부드러운 푸딩을 입에 넣으면 마음도 부드러워진다. 쫀득하고 달콤한 사고 펄이나 타피오카 펄을 씹다 보면 부정적 감정이 조금이나마 누그러진다. 두바이 초콜릿 역시 그러할 것이다. 얼마나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디저트가 반짝 빛난 후 사라지는 게 아무래도 아쉽다. 디저트는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소통과 즐거움의 매개체가 되곤 한다. 추억에 젖어 다시금 맛보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유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그런 정서를 밝히던 등불 하나가 위태로워질 듯하다. 못 먹어본 사람은 은근히 따돌림당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퍼뜩 스치는 생각, 어쩌면 그런 이유로 얼른 먹어보려고 더 안달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건 아닐까. 자판 위를 신나게 움직이던 내 손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왠지 조금 슬픈 기분이 든다. 이번 글은 여기까지 쓰고 오래된 디저트, 다디단 양갱이라도 한입 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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