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 좋아하다

형용사가 동사로 바뀌는 순간

by 괜찮은 작가 imkylim

중급 2, 2과 쓰기 문제는 이렇다. 여러분은 대가족과 핵가족 중 어떤 가족의 형태가 더 좋습니까? 여러분이 좋아하는 가족의 형태에 대해 써 보세요.


학생들이 제출한 쓰기 과제의 문장에는 괜찮은 것도 있지만 「나는 좋아하는 핵가족이다」 이런 어색한 문장도 있었다. 나는 핵가족이 좋다, 나는 핵가족을 좋아한다, 이렇게 고치면 될 테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어려워한다. 좋다는 good, 좋아하다는 like로 갈리는 경우도 아니고 위의 두 문장에서는 같은 의미로 쓰였기 때문이다.


형용사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품사고, 동사는 사물의 동작이나 작용을 나타내는 품사이다. 형용사와 동사는 문장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하고 ‘~다’로 끝나서 비슷해 보인다. 형용사와 동사의 예를 들어가며 차이를 터득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해하는 듯하다가도 고개를 갸웃하는 부분이 있다. 형용사 뒤에 ‘~어하다’가 붙어 동사가 되는 예에서 그렇다.


좋다, 좋아하다

싫다, 싫어하다

밉다, 미워하다

두렵다, 두려워하다

즐겁다, 즐거워하다

무섭다, 무서워하다

그립다, 그리워하다

좋다 좋아하다.png

나는 한국 날씨가 좋다. 나는 한국 날씨를 좋아한다.

나는 봄이 좋다, 나는 봄을 좋아한다.


생긴 모양도 비슷하고 의미상 같은 문장이기 때문에 헷갈린다.

좋다/좋아하다, 핵심 관점은 느낌인지 움직임인지다.


나는 봄이 좋다, 하면 봄을 좋아한다는 감정 상태에 초점이 있고, 나는 봄을 좋아한다, 하면 봄을 좋아하기에 밖에 나가 꽃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는 행동을 할 것 같다. 그러니까 좋다/싫다/밉다/두렵다/즐겁다, 등은 내 안의 느낌이다. 좋아하다/싫어하다/미워하다/두려워하다/즐거워하다, 는 느낌이 대상에게 가는 움직임이다.


우리가 “아, 기분이 좋다.” 하고 말할 때는 내 마음속에 일어난 현재의 상태를 묘사할 뿐이다. 내 마음이라는 증거는 좋다, 싫다, 밉다, 등의 형용사 주어는 1인칭(나) 일 때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나는 수박이 좋다. 나는 한국 날씨가 좋다.

철수는 수박이 좋다. 철수는 한국 날씨가 좋다. (x)


‘~아/어하다’가 붙는 순간, 내 안의 감정은 밖으로 튀어나와 대상(목적어)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동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수박을 좋아한다. 나는 한국 날씨를 좋아한다.

철수는 수박을 좋아한다. 철수는 한국 날씨를 좋아한다.


여기서 철수가 수박을 좋아한다, 하고 말할 수 있으려면 철수가 수박을 먹는 걸 봤거나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들었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겉으로 드러나서 화자가 관찰할 수 있었던 행동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타인의 심리를 말할 때는 반드시 동사(~어하다)를 써야 오류가 없다.

keyword
이전 21화이유, 계기 그리고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