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2 교재에는 문화재 보존, 환경 보전, 과 같은 어휘가 나옵니다. ‘보존’과 ‘보전’ 모두 무엇을 지킨다는 의미인데 왜 문화재는 보존하고, 환경은 보전할까요?
* 보존(保存):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
* 보전(保全):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모호하니 예문을 보겠습니다.
문화재를 보존하다, 원형을 보존하다, 기록을 보존하다, 유물을 보존 처리하다,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다, 냉동 보존, 종족 보존. 보존에는 손상되지 않게 보호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지요.
환경을 보전하다, 생태계를 보전하다, 산림 보전, 목숨을 보전하다, 그리고 애국가의 한 구절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보전에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게 지킨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는 삶을 보전하기 위해서 인간관계, 건강, 경제 등의 문제를 살핍니다.
영토 보존이라고 하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연방에 영토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처럼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국토의 어느 한 부분도 잃지 않고 지켜낸다는 뜻입니다. 영토 보전이라고 하면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을 보전하듯 터전이 망가지지 않게끔 잘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보존과 비교해 보전에는 환경을 인간의 자원으로 보느냐, 인간이 속한 공동체로 보느냐 같은 복잡한 윤리적 책임이나 가치 판단의 문제가 따를 때가 있습니다.
‘자리를 보전하다’는 지위를 지킨다는 뜻인데 ‘자리보전하다’라고 하면 병이 들어서 자리를 깔고 몸져눕는다는 뜻입니다. 둘 다 보전(保全)인데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죠? 또한 손실을 보전(補塡)하다, 할 때의 보전은 부족한 부분을 보태어 채운다는 뜻으로 위의 보전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서두의 질문, 왜 문화재는 보존하고, 환경은 보전할까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문화재는 과거의 유산이며 원형이 중요합니다. 변하면 가치가 사라지죠. 자연환경은 변할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서 사람을 비롯한 생명체가 살아 나갈 수 있게 잘 유지해야 합니다. 물론 자연이라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목적이라면 보존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자연 그대로의 숲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원시림 보존, 이라는 말도 씁니다.
보존, 보전과 함께 자주 쓰는 어휘로 ‘보호’가 있습니다.
* 보호: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 잘 지켜 원래대로 보존되게 함.
문화재 보호, 환경 보호는 물론이고 어린이 보호구역, 보호자, 보호수, 야생동물 보호, 개인정보보호, 보호 대책, 무릎 보호대 같은 예가 있어요.
문화재는 형태가 변하지 않도록 보존하고, 환경은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보전합니다. 이 둘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살피는 구체적인 노력과 행위가 보호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왜 지키느냐에 따라 이 세 낱말을 구별해서 쓰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