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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Feb 27. 2024

SM사태에서 드러난 행동주의 펀드의 이면

 이 주제에 대해 인수 사태가 벌어졌을 때부터 쓰고 싶었으나 그동안 참아왔다. 혹시라도 내가 생각한 게 잘못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거의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고 있어서 이제 글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SM에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한 뒤 CEO가 합세하여 대주주 이수만이 축출되는 일련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그들이 내건 플랜에 환호하고 이수만에게 탐욕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기 바빴다. 대주주, 오너는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한국에서 이것은 어느 정도 통했다. 이수만은 갑작스레 벌어진 반란에 하이브와 손잡고 대응했고 성공할 뻔했지만 초대형기업인 카카오가 등장하자 어쩔 수 없이 물러나야 했다. 그래서 지금 SM은 카카오 밑으로 들어가 있다.


 나는 경제든 사회든 항상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착한 코스프레가 대부분 가식이거나 정반대의 늑대얼굴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동물들을 안락사시킨 동물보호단체 같이 말이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볼 때 선악으로 보면 문제를 단순화할 수 있고 마녀사냥으로 마치 강자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휩쓸린다.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세상이란 것이 선과 악이 그렇게 딱 구분 지어지는 일이 얼마나 되던가?


 SM도 마찬가지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시초이자 기초를 닦아왔던 이 기업은 대중 예술 업계 특성상 1인에 의해 좌우될 요소가 많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걸 일반적인 오너기업의 횡포와 혼동하기 쉬웠다. 천재적인 예술가는 수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고 그것은 다소 독단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작곡을 하는데 민주주의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NCT(출처: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어떤 아티스트를 기획하는 데 있어서도 다수의 의견을 듣는다고 좋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혁신적인 가수들은 독단적인 결정에서 나오기 쉽다. SM의 성공은 이수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고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했다. 물론 SM이 주식회사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아티스트를 키워내는 데 있어서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건 SM 뿐만 아니라 국내 3대 기획사도 마찬가지고 창작자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업종의 특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SM을 개혁이란 이름으로 뒤집어버린 주역이 있으니 바로 행동주의 펀드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직접 주주가 되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의견을 피력하는 주주행동주의를 실천하는 펀드를 말한다. 따라서 큰 틀에서 소액주주 운동과 맥을 같이 하며 다만 차이가 있다면 펀드 성격상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이 단순히 잘되는 것보다는 가치가 올라가는 것에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아무래도 기존 주주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 투명한 경영과 합리적인 지배구조 그리고 건강한 기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보통이다. 기존 소액주주 운동이 자본의 한계로 운동적 성격에 그쳤다면 행동주의 펀드들은 대주주에 필적하는 지분으로 회사의 경영권에 도전할 정도로 강력해 기업 오너들에겐 그야말로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최근 대기업들의 오너가 노쇄하면서 장악력이 약해지자 행동주의 펀드들이 많이 나서고 있는데 이들이 참여한 기업만 2022년에만 해도 47곳이라고 한다(출처: 2023.02.20,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22014470044749). 주주이익보다는 오너의 이익에 관심이 많던 국내 대기업들로는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다 하여도 이들 행동주의펀드들이 창업자의 영향력을 단순히 지분으로만 파악하고 제한하며 때로는 기업가치를 높인다면서 경영권 자체를 박탈하려는 기업사냥꾼 같은 면모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에스파(출처: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창업자의 영향력은 지분 만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많다. 외국기업이지만 MS에서 빌게이츠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 일까? 딱 그가 가진 지분만큼일까? 게이츠는 처음 MS가 상장했을 때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출처: 조선일보, 2014.01.11,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5/03/2014050300734.html) 이후 계속 기업이 커지면서 지분이 희석되어 2014년에는 4%대로 떨어졌다. 2023년에는 약 1%의 지분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그의 지분은 많지 않다고 할 텐데 게이츠의 영향력은 그 정도뿐일까? 


 게이츠가 MS에서 손을 뗀 게 2008년인데 이때까지가 MS의 황금기였다(출처: 한겨레, 2019.10.19,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295853.html). 게이츠가 사라지자 귀신같이 몰락하기 시작해서 모바일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최고의 IT기업 자리를 애플에 넘겨주었다. 이것은 과연 우연일까? 2008년의 게이츠 지분은 5% 중반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가 빠져나간 건 MS에게 단지 5%의 손실일 뿐일까? 그렇다면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이익이(소액주주 포함)라는 합리적이고 선한 이미지와 폭리를 취하는 대주주의 악한 이미지를 대비시키고 이 사이를 파고들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주주이익환원에 무관심한 것은 인정한다. 그게 잘했다는 게 아니다. 그런데 그렇다 할지라도 함부로 창업주나 창작자를 갈아치울 정도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게 내 의견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창업자가 있고 자연스러운 경영승계가 이뤄질 때 그 기업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이지 주식회사라고 해서 창작도 지분율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창작회사는 창작에 기여한 만큼 이익을 분배하는 게 당연한 것이다. 오너가 아닌 주주의 이익이 적을 수는 있지만 그걸 평준화할 수는 없다. 


 우리는 법인 주식회사라고 해서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많은 않다. 

시스템은 최소한의 것이지 그게 모든 것은 아니다. 시스템은 하나의 환경이고 그 속에서 창작자의 창의력이 연료가 되어 불타오르는 것이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환경을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지만 창의력을 더 키워주긴 어렵다. 그만큼 창작자의 위치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이라는 것도 창의적인 부분에 속해서 꼭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니더라도 이 원리는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


 SM은 국내 3대 기획사로서 잘 성장해 왔는데 행동주의 펀드가 주주로 들어오면서 분란이 시작되었다. 물론 SM이 다른 기획사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느니 이익이 낮다느니 이런 평가가 있는데 과연 그게 창업주 때문인지는 뒤에서 얘기하겠다. 아무튼 SM이 선구적으로 닦아놓은 길을 따라 기획사들이 성장하고 빅 3가 형성되었다. 하이브 같은 후발주자도 대박을 터트리면 시장을 더욱 경쟁으로 몰아갔다.

라이즈(출처: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이런 상황에서 철옹성 같았던 SM 이수만 대주주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의 친척이기도 한 당시 경영진이 3자 배정을 통해 카카오로 신주발행을 하면서 반란을 시도한 것이다. 창업주가 직접 임명한 CEO가 왜 반기를 들었을까? 그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여기서 역할을 한 것은 행동주의 펀드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은 2022년 12월 먼저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출처: 오피니언뉴스, 2023.04.08, https://www.opinio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2925). 이것이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지분이 1.1%밖에 안되었지만 경영진이 얼라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수만의 가장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경영진이 왜 돌변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것은 결과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이다. 과연 SM가치가 올라가고 주주들의 이익이 증대되었는지로 말이다.


 경영진은 카카오를 끌어들여 대주주를 바꾸려 했다. 이때의 명분은 라이크 기획등을 통해 이수만이 너무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논리였다. 이 논리는 여론전에 상당히 힘을 발휘했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못 가져도 남이 많이 가져가는 건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수만은 SM의 직원도 아닌데 프로듀싱 계약을 통해 음원수익의 6%를 가져가기로 했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데 업계의 인식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렇게 되면 10년간 500억 이상 지급된다고 얼라인은 주장했다(출처: ZDnet, 2023.02.09, https://zdnet.co.kr/view/?no=20230209135216). 


 언론들도 나서서 이수만이 영업이익의 1/3을 가져간다고 공격했다.(출처: 뉴스핌, 2023.02.21,https://www.newspim.com/news/view/20230220000842). 여기에 SM 경영진은 라이크 기획만 없으면 영업이익을 6%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출처: 시사저널, 2023.02.21,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6934). 경영진이 내놓은 SM3.0 가동 시 매출 30% 증가, 라이크 기획 비용줄이면 영업이익이 35% 증가한다고 분석한 곳도 있었다(한국농어촌방송, 2023.02.20,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6934). 전문가 둘이 나와서 카카오의 SM인수 상황을 아주 긍정적으로 보는 대담프로는 지금 봐도 재미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kmgi2F49zwg).

 창업주에 우호적인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탐욕의 대주주와 선한 주주운동의 대결처럼 비추어졌다. 소액주주들 역시 당연히 행동주의 펀드 진영에 가세했고 하이브가 백기사로 나서긴 했지만 카카오의 막강한 자금력에 포기를 선언하고 전쟁은 끝나버리고 말았다. 이 사태로 말미암아 변한 것은 대주주가 이수만에서 카카오로 변경된 것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수만만 없어지면 기업이 살고 주주이익이 실천된다는 뜻이었다.


나는 이때도 이수만이 가져가는 이익이 과다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하물며 핵심적인 프로듀서를 배제하고 대주주를 변경하는 것에 관해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워낙 선과 악의 대결처럼 번져가는 상황에서 연구적 사례로 이 사태가 어떻게 결말나는지 궁금했다. 내가 틀리고 그들 말대로 탐욕에 대항한 주주들이 이익을 쟁취하는 아름다운 결말일 수도 있으니까 기다려봤다.


 그러나 불과 1년 남짓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빗나가있었다. SM3.0을 통해 3년 내 30만 원까지 간다던 주가는 1년이 지난 2024년 2월 16일 현재 80,100원으로 경영권 분쟁 전과 달라진 게 없고 경영진이 발표한 2025년 영업이익 5천억이라던 가이던스는 2024년 2월 7일 2천4백억으로 수정해 잡았다(출처: 한국경제, 2024.02.09, https://v.daum.net/v/20240209073804862). 그런데 2023년 영업이익이 1,154억 원이니까 2025년 2천4백억을 달성하려면 2년 내에 2배로 올려야 한다. 애초에 5천억이 되려면 4배가 되어야 하는데 이 정도면 표대결을 앞두고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 측이 다른 주주들을 기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오히려 라이크기획을 그렇게 비판하던 경영진은 임직원의 개인회사인 텐엑스텐엔터와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진 더 허브등을 인수하면서 거액을 지출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우군인 카카오도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사냥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직접 감사에 나섰다(출처: 한국경제, 2024.01.28, https://v.daum.net/v/20240128150302758?x_trkm=t).

임윤아(출처: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게다가 호기롭게 SM을 인수했던 카카오는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한 혐의로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찾아보니 여기도 가관이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은 장기투자를 권하며 SM을 성장시킬 듯이 행동했으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자 오히려 주식을 매각했다(출처: 뉴스웨이, 2023.05.02, https://www.newsway.co.kr/news/view?ud=2023050221421203288). 


신기하게도 대주주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대 참여했던 선한 진영이 모조리 안면을 바꿔버렸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하고 전리품을 나눠가지는 것처럼 서로 이익을 찾기에 바빴다.


 여기서 소외된 소액주주들만 우스운 꼴이 되었다. 기껏 화력지원을 했으나 남는 건 아무것도 없고 주가는 떨어지는데 창업주까지 빠졌으니 이제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만 믿어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뭐든 남이 이뤄놓은 것은 쉽게 보이고 내가 하면 더 잘할 것 같이 생각하는 게 인간이다. 이수만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수십 년 앞서간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구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인 아티스트 육성은 이런 식으로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가요계의 트렌드를 만들었다. 지금 나온 기획사들은 모두 SM의 어깨 위에 올라서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을 한 번에 무너뜨리고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냈지만 거위가 죽어버려 이제는 알을 낳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것은 세상을 선악으로만 구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선악의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폭력과 사기, 배신은 모두 나쁜 것이다.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안을 볼 때 쉽게 선악구도에 빠진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사건을 보면 비교적 단순해지긴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진실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이것을 이용해 누군가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특히 경제와 관련해서는 실적으로 말해야 하는 것이지 입으로 만든 장밋빛 미래는 필요 없다. 창업자는 모든 위험을 감수한 사람으로서 그만큼 이익을 가져갈 자격이 있다. 그걸 부러워할 순 있지만 욕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기껏 창업해서 키워놓으면 펀드와 소액주주들이 달려들어 다 뜯어먹는다면 누가 획기적인 사업을 하겠는가?

슈퍼주니어 LSS(출처: SM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최근에는 PC주의의 영향 때문인지 소수임에도 다수와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게 공공연히 주장되고 있다. 소수를 차별해서는 안되지만 소수는 소수의 의견으로 받는 게 맞다. 소수와 다수가 동등하게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다수에 대한 역차별이요 비효율이다. 소수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주주의 이익을 빼앗아 나눠갖자는 것은 전혀 논리에 맞지가 않다. 


 대주주만 없어지면 그 이익이 나한테 올 것 같아도 그렇지가 않고 오히려 그나마 굴러가던 회사마저 무너지게 되어있다. 대주주는 그만큼 투자한 사람이고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다. 지분에 맞게 가져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왜 이수만이 라이크 기획을 통해 이익을 가져가려 했을까 생각해 봤는데 우리 상법이 창업주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 만족할 만한 이익을 주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있는 것 아닌가 한다.


 회장이라고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건 월급과 인센티브 정도이다. 이건 직원들이 더 많은 일을 하는 일반적인 회사에는 맞을 수도 있으나 프로듀서가 가장 핵심적인 일을 하는 업종에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스톡옵션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은 영속적이지 않고 팔아버리면 끝이다. 게다가 주가에 따라 손해 볼 수도 있고 내 책임이 아닌 코로나 같은 환경적 요소 때문에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톡옵션이 활발하지 않은 걸 보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은 좀 더 연구를 해봐야 알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생각해 보면 라이크 기획을 통해 음원수익의 6%를 가져가기로 한 건 많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적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자세히 보면 몇 사람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는 그 사람들에게 합당한 이익을 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이번일로 사회생활에서 얻은 교훈이 또 생각난다. 선한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을 조심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선도 완벽한 악도 없다.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이익과 기업가치 개선 등의 명분을 내걸었지만 결과적으로 최고의 프로듀서이자 대주주 한 명을 쫓아내는 결과만 낳았고 기업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이제 스스로는 아무것도 증명한 게 없는 경영진과 이익을 좇는 철새들만 SM에 남았다. 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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