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경우 이슈도 많고 계열사도 많아서 다른 기업에 비해 할 이야기도 많은 편이다. 나머지 계열사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다음으로 알아볼 분야는 관광분야이다. 많은 사람들이 롯데관광이 롯데그룹 계열사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롯데관광은 신격호 회장의 여동생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롯데에는 '롯데제이티비'라는 관광회사가 따로 있다. 롯데관광은 2005년 그룹에서 분사되어 나왔는데 소송까지 거치면서 롯데마크를 떼어내야 했다.
사실 아직도 롯데라는 상호를 달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최근 용산개발 등 여러모로 사업이 순탄하지 않았는데 대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이 그만큼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 다른 재벌 그룹에서 독립해서 나온 회사들을 봐도 경영이 순탄치 않다. 큰 덩어리로 나오면 모를까 단일 회사로 나와서는 생존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 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운 창업자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다.
관광분야는 호텔롯데만 봐도 무방하다. 호텔롯데 역시 그룹의 초창기 버팀목이 되어준 계열사로서 대기업들이 알게 모르게 호텔을 하나씩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주요 사업으로 끌어올린 경우는 별로 없었다. 현대나 삼성이나 호텔을 메이저급으로 키우긴 했지만 워낙 출중한 계열사들이 많아 호텔이 그룹 내에서 대접을 받지 못했는데 롯데는 전국적인 호텔 체인망을 구축해 그룹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 계열 사면 다 같은 취급을 받는 줄 알지만 그룹 내에서도 암암리에 차별이 있다. 잘 나가는 계열사, 그룹의 중심이 되는 계열사와 그렇지 못한 계열사 간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계열사라도 엄연히 다른 회사다. 직원들의 연봉, 복지, 인력 수준 등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직원들끼리도 보는 시선이 다르다. 경력에 대기업 브랜드가 있다고 해서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 특히 모바일, 반도체 사업부가 핵심이다. 나머지는 평범한 기업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엘지전자에서는 모바일(최근엔 하락세), 가전이 그렇고 SK에서는 석유, 텔레콤이 그렇다. 롯데는 좀 애매하긴 한데 롯데제과가 뿌리이긴 해도 롯데쇼핑, 호텔롯데가 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이 워낙 사업이 커져서 이쪽도 메인 사업에 포함될 수 있다.
호텔롯데는 2017년 89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경쟁력이 있는 회사이다. 현재 지분구조 정리 등 산적한 과제가 마무리되어야 제대로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호텔산업에서 양대산맥이라면 호텔롯데와 신라호텔을 들 수 있는데 5성급 호텔과 면세점 분야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사실 호텔사업 자체에서 나오는 수익보다는 면세점 분야의 수익이 크기 때문에 면세점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호텔롯데는 2017년 기준 면세점 시장의 41%를 장악하고 있고 면제점 매출이 전체 매출의 81%에 이른다. 사실상 호텔신라와 승부는 면세점에서 갈라진다고 봐도 될 것이다. 현재 신세계 등도 가세하고 있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데 어차피 통신시장처럼 과점화될 것으로 보여 면세점 수익성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30% 후반의 점유율은 유지해야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점유율 27%까지 치고 올라왔는데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과 자금력을 감안하면 롯데가 더 이상 밀려서는 곤란하다. 그룹 전체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있고 여론도 좋지 않아 당분간 점유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기존 사업만 잘 유지한다면 30% 후반의 점유율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존 사업마저 내놓아야 할 경우이다.
지금 롯데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사업 전반의 타격을 입고 있는 중이다. 사드 문제, 면세점 문제, 경영권 문제 등 얽힌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호텔롯데의 주요 수입원인 면세점도 불안한 위치에 있다. 특히 면세점은 정부에서 허가를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이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으로써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호텔롯데가 해외사업 등을 통해 면세점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이번 일을 통해 드러난 과제이다. 신흥국 위주로 진출해볼 만 한데 롯데의 경우 관광, 레저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서 이런 점에서 유리한 편이다. 롯데월드 같은 경우 추가 건립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필요도 있다. 특히 놀이공원이 활성화되지 않은 신흥국에 투자해볼 만하다. 이미 해외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미국 뉴욕 팰리스 호텔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롯데가 지배구조개선의 중심에 있다는 것도 당분간 회사의 사업상 변화가 어렵다는 예상을 가능케한다. 상장과 지분관계 정리를 다 끝내는 2, 3년 후부터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그룹 전체에서 봤을 때 호텔롯데는 면제점을 제외하고 시너지를 일으킬 만한 요소가 크지 않은데 이것을 찾아내는 것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숙박을 하는 차원을 넘어서 롯데라는 대기업 안에서 호텔롯데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아야 대외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최근에는 호텔 자체가 휴식이 될 수 있는 휴양 호텔이 대안이 되고 있는데 롯데도 이 부분에 투자해볼 만하다. 큰 규모의 호텔은 아니더라도 젊은 세대가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전국단위의 호텔 체인점 사업도 좋을 것이다.
해외나 유명 관광지로 가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호텔 그 자체가 관광과 힐링이 되는 방식의 영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현대그룹에 있는 반얀트리 호텔이 대표적인데 이 호텔은 그동안 수익성이 좋지 못했다. 내가 보기엔 마케팅 부족, 비싼 가격이 흠이었다고 본다. 시설이나 콘텐츠는 모자라지 않았는데 대중적인 놀이문화로 자리잡지 못했다. 놀이공원을 가지고 있는 롯데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지금도 젊은 세대들의 경우 특별한 날이나 휴가 때 방을 빌려 놀거나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호텔 문화 자체가 친숙하지는 않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앞으로 저변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호텔의 경우 젊은 세대에 포커스를 맞춰야 된다. 직장인 젊은 세대, 단체, 연인 등이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테마호텔로 제공하면 시장에서 반응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롯데는 롯데월드 등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와 연계도 가능하고 현재 워터파크가 오션월드와 캐리비안베이로 양분되어있는 데 여기에도 참여해서 포트폴리오를 갖출 필요도 있다. 김해에 롯데월드파크(워터파크)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사업은 어쨌거나 수도권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롯데가 한다면 오션월드급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사업은 숙박만이 아니라 호텔 자체에 힐링과 재미를 제공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호텔만 보고 다녀도 관광이 된다. 호텔마다 테마관광요소를 정해서 특유의 쇼, 볼거리, 건축양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롯데케미칼(케미컬이 맞춤법상 맞는데 롯데가 이렇게 쓰고 있다)로 넘어가 보자. 원래 거시적 관점에서 경영진단을 해보고자 했던 게 이 책의 취지였지만 롯데에 와서는 매우 미시적으로 가고 있다. 이것은 롯데라는 그룹 자체가 공통된 사업구조가 아닌 계열사별로 전혀 다른 사업테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호텔과 화학, 제과 등이 연계성을 가지기는 매우 어렵다. 이점은 감안해주기 바란다.
롯데케미칼은 과거 호남석유화학에서 넘어온 회사이다. 원래 공기업이었던 여수석유화학을 롯데가 인수한 것인데 내막을 알 수 없지만 롯데에서 화학회사를 인수한 것은 의외이다. 그룹사와 연계도 전혀 없고 아무리 중화학공업을 키워주는 당시 분위기였다고 해도 기술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화학분야가 특별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신격호 회장의 결단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기업이 삼성, 현대 화학을 인수해서 지금 2017년 기준 연간 2조 5천억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니 신의 한 수라고 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롯데는 왜 화학을 인수했을까?
롯데 홈페이지에서는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 당시 분위기로 볼 때 정부의 권유가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그때는 자동차, 조선 모두 기업이 나서서 하려고 하지 않았다. 정부에서 사업을 벌이고 기업에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대신 정부는 기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었다.
경제가 성숙하지 못한 시절 정부 주도의 경제에서는 민간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 당시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유 사업을 민간에 사업을 이양했다. 이는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남미, 중동국가들이 국유기업을 틀어쥐고 있으면서 비리의 온상이 된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민영화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지만 사업의 효율성과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민영화가 가장 적합하다.
그렇게 해서 통신, 철강, 항공 등도 모두 민영화된 것이 아닌가? 지금도 이 같은 논의가 진척이 없는 것이 매우 아쉽다. 롯데와는 관련 없는 이야기이지만 민영화는 공공사업의 비효율을 줄이고 이를 민간 영역으로 끌어들여 고용을 확대하고 국가경제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증명이 되었다.
많은 돈이 들어간 석유화학사업을 왜 민간에 주어야 했을까? 그것은 효율성 때문이다.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의 창의적인 투자가 필수이다. 공공이 가지고 있으면 시장을 따라가기 바쁘다. 게다가 정부 눈치를 보고 관료화되어 도전적인 사업 진출은 거의 어렵게 된다. 우리는 이 모습을 KAI에서 보고 있다. 얼마 전 미국 훈련기 사업에서 탈락했는데 언론에서는 무슨 저가 수주 때문에 그랬다고 했지만 보잉은 무슨 수로 그 돈에 사업을 하겠다고 했겠는가?
결국은 혁신에서 KAI가 밀린 것이다. 과감하게 그 돈에 입찰을 넣을 경영자가 없었던 것이다. 이게 비효율이다.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게 되어있다. KAI는 한국 정부가 주는 물량이 있으니 죽지는 않겠지만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만약 KAI가 삼성이나 현대 소속이라면 이렇게 되었을까?
롯데 하면 제과 밖에 생각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롯데케미칼은 연 2조 5천억 원의 수익을 내는 롯데그룹의 대표 기업이다. 롯데는 사실상 화학기업이라고 봐도 된다. 롯데케미칼은 호남석유화학에서 출발하여 현대, 삼성 화학을 모두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 현재 화학부문 국내 1위 기업이다.
화학에서는 LG화학과 롯데가 쌍벽을 이루고 있는데 많은 시너지를 가진 LG화학과 그룹 내 시너지가 전무한 롯데케미칼이 비슷하게 성장한 것은 의외의 결과이다. 롯데는 신규 사업 진출이 매우 제한되고 있는데 신동빈 회장 체제가 안정되면 롯데케미칼과 연계시킬 만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해보았으면 좋겠다.
인수합병도 좋고 신규투자도 좋다. 롯데케미칼은 자체 사업으로만 이 정도 성과를 이루어냈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현금이나 롯데가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면 자금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롯데는 부동산에서 국내 최고 부자 기업이다. 백화점, 호텔사업을 하는 특징도 있지만 남다른 선견지명을 통해 부동산으로만 최소 10조 보유로 삼성, 현대에 이어 3위이고 비상장 회사 부동산까지 합하면 1위도 가능하다.
이런 자금력을 동원해 롯데케미칼과 시너지를 이룰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롯데케미칼은 주로 석유화학에 집중하고 있는데 사업 포트폴리오상 이것은 좋지 않다. 지금은 유가 안정 등으로 인해 많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장기적이고 안정적 수익을 내는 사업구조는 아니다.
이런 면에서 롯데는 패션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의 재벌기업 중에 제일모직, LF, SK네트웍스가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SK네트웍스를 눈여겨 볼만한데 최근 현대백화점에서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현대백화점이라면 롯데백화점과 바로 경쟁구도에 있는 그 기업 아닌가?
현대백화점에서는 아마도 유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충분할 것이라고 본 것 같다. 물론 그 말도 맞다. 롯데도 유통을 쥐고 있으므로 패션사업을 보유하면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롯데케미칼이 섬유소재를 생산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패션부문에서 활용한다면 그것도 시너지가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원료 생산, 제조, 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추므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금 롯데케미칼에도 나일론 등을 생산하는 케이피켐텍이라는 자회사가 있기는 하다. 그리고 롯데백화점 안에 패션사업부가 있어서 구찌 등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직접 생산해서 판매까지 하는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섬유사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효성, 코오롱 등이 소재산업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섬유는 생활에 가장 밀착되어 있는 소재이다.
롯데케미컬도 소재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지금 생산하고 있는 일반 섬유소재는 계속 생산해서 패션과 연계하고 신소재 산업도 키운다면 또 다른 캐시카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에틸렌, 플라스틱 제조에 집중된 사업영역을 확대시킬 계기도 된다.
롯데그룹을 총정리하면서 개선점으로 가장 크게 들고 싶은 것은 바로 시너지 부족이다. 사업 간 시너지가 너무 부족하다. 현재 가장 활성화된 시너지는 카드와 유통 간의 연계이다. 다른 것은 별로 없다. 각 사업부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이 반드시 필요하다. 제한된 자료만 가지고 롯데그룹 내부 사정까지 파악할 수는 없기에 준비 중이거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업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안 다룬 분야가 금융인데 롯데의 금융은 크지는 않지만 그룹 내에서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카드만 시너지가 있어서 아쉽긴 한데 보험사나 카드나 사실 무조건 남는 장사이므로 보유할 가치는 충분하다.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 지분구조 변화는 있겠지만 사업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늦었지만 롯데 입장에서 인터넷 은행에 참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은산분리 규제완화 움직임이 있는데 롯데가 금융사를 더 살리고 싶다면 참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은행권 금융사는 아무래도 영업에 큰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롯데 같은 경우 은행사업을 보유하면 온라인 쇼핑몰, 카드, 보험, 백화점 등과 연계할 여지도 꽤 있다고 본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카드 사용실적을 예적금 상품의 금리와 연계하고 있다.
롯데가 진출할 만한 사업으로 추천할 것이 있는데 엔터테인먼트 부문이다. 현재 시네마, 쇼핑, 관광 등 엔터테인먼트와 연계할 만한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서 CJ와 같은 미디어 왕국을 이룰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처럼 자체 콘텐츠를 보유한 온라인 콘텐츠 프로바이더를 추진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국내 시장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수출도 병행한다면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공산품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수출해야 한다.
공산품은 중국 등 저가 공세에 견디기 힘들지만 창의력을 바탕으로 쌓인 인프라가 있어야 가능한 영상, 음악 등 콘텐츠 공급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롯데는 영화 제작부문에 노하우가 있으므로 제작도 하고 콘텐츠 공급망도 갖춘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시네마를 갖추고 있으니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공급망이나 케이블채널을 통해 콘텐츠 마케팅을 추진한다면 충분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CJ는 그 좋은 예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총정리를 마치면서 너무 미시적으로 들여다본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롯데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무사안일, 보수성을 극복하고 혁신, 창의성을 DNA로 삼아야 한다. 개인적 판단이지만 롯데는 10대 기업 중에 가장 보수적이다.
나는 그 원인을 보수적 조직문화와 정체된 사업구조 때문이라고 본다. 새로운 사업도 없고 성장하는 사업도 없고 현재의 위치에서 안주하면서 효율성만 추구하는 경영진. 롯데의 시장 위치나 사업구조를 볼 때 충분히 예상되는 모습이다. 이번에 2세가 경영권을 승계받는 만큼 이런 면이 달라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물론 지금은 송사로 시달리고 있지만 미래는 밝다고 본다.
롯데는 연계성은 많지 않아도 각 사업분야에서 대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기업도 많지 않다. 그만큼 경영 수완은 좋다는 얘기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 사업을 키워서 논란이 없는 '신동빈의 롯데'를 만들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