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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Feb 25. 2019

30대 기업 경영진단 - 신세계 2-

신세계그룹 2

  이제 이마트에 대해서 알아보자. 설명할 필요도 없는 할인점 업계 일인자로 치킨게임이 끝난 할인점 시장에서 수익을 쓸어 담고 있다. 다만 노사문제, 임금 문제, 정부 규제 등 시장 이외의 부정적 요소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이마트는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장지배 단계에 들어간 기업이다. 2017년 기준 영업이익 6,384억 원인데, 홈플러스는 2,403억, 롯데마트는 영업이익 불과 220억에 불과하다(출처 : 서울경제, 2018년 7월 15자, ’ 대형마트 3사' 5년 실적 보니] 점포 늘었지만 영업익 뒷걸음… 빅 3 구도 흔들 https://www.sedaily.com/NewsView/1S23ET1Q67)


 롯데마트가 3위까지 처진 것은 그룹의 규모와 전문성을 감안했을 때는 다소 의외이다. 역시 백화점에 중점을 둔 롯데와 마트에 중점을 둔 신세계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마트는 유통시장에서 나름 변화를 꾀하면서 생존을 위해 혁신을 하고 있다.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PB상품 전문 노브랜드 등 약간씩 성격을 달리하여 매장을 출점하고 있다. 


 적어도 할인점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마트에게 과제는 없는가? 유통업으로 5000억대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최적의 유통마진이 형성되었다는 얘기이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추가로 개선할 점을 생각해보았다. 신세계는 건설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 아파트 등에서는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부분에서 마트와 연계한다면 경쟁력을 추가할 수 있다. 아파트를 짓는 곳에 전략적으로 이마트 매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물론 입지나 수요를 따져봐야겠지만 아파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라면 고려할 만하다.


 아파트 고를 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주변에 마트가 있는지 인데 이마트와 한식구인 신세계건설에서 이런 장점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예전에 신규 건설 중인 신세계 건설의 아파트 단지를 본 적이 있는데 대기업에서 지었다는 장점이 있음에도 다른 건설사를 능가하는 특징이 없어 아쉬웠다. 이런 면에서는 마트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이마트는 제조업체가 아닌 만큼 PB가 있긴 해도 시너지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롯데는 영화, 건설, 백화점, 마트, 제조업까지 가지고 있으므로 상당한 시너지가 확보되고 있다. 이마트 상품중에 가장 인기 있고 순이익이 많이 나는 품종을 위주로 일부 제조업을 보유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케팅에 강점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품질만 확보한다면 좋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큰 위험부담 없고 안정적인 상품은 역시 라면, 주류 같은 업종이다. 제주소주라는 회사가 계열사로 되어있는데 소주는 지역성이 너무 커서 소주보다는 맥주로 진출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PB상품을 하는 입장에서 또 제조업을 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이익이 많이 나는 사업을 굳이 남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최근 주류 업체가 난립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있으므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새로 업체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업체를 인수해서 추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마트라는 상표를 달고 나가면 일단 사람들은 가격만 싼 제품을 떠올리기 때문에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 제조업을 보유하게 되면 반드시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진출해야 한다.


 이제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서 기타 계열사도 함께 짚어보겠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을 제외하면 사업분야가 너무 단출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지만 최소 3개, 가능하면 4개의 사업부문을 가지는 것이 균형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신세계에서 추가 사업 진출을 한다면 어디로 해야 할까?


 앞서 말했지만 제조업이 우선 꼽힐 수 있다. 주류, 라면, 과자 등이 위험부담이 덜하고 진출 가능한 업종으로 생각된다. 정용진 회장이 유럽식 맥주 제조방식을 도입해 매장을 연적도 있는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맥주 브랜드로 생산을 시작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용진 회장은 주로 해외에 있는 유명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런 눈으로 국내에서 제조업을 해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시장은 비교적 폐쇄적이라 해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이 들어오는 것도 늦고 들어와도 한국상품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식음료 시장이다. 해외 제품과 거의 비슷한 제품들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살아남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 있는 제품을 국내 브랜드로 직접 생산해보는 것도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 

제주소주에서 출시한 푸른밤 (출처: 머니투데이)

 제조업은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만 일단 안착하면 꾸준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다면 위험부담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은 훨씬 높일 수 있다. 이런 장점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너무 아까운 일이다. 내 건물에서 내가 장사한다면 그만큼 이익이 날 가능성은 높지 않겠는가?


 지금 있는 계열사 중에 신세계 조선호텔이 있다. 리조트 호텔 체인 사업은 국내에서 성장성이 미지수이고 특히 기존 업체들이 전국 명소를 이미 선점하고 있어서 미래가 밝지 않다. 그러나 유통과 연계점은 있는 편이다.

각종 리조트 호텔에서 이마트 매장이 이용자를 독점할 수 있다면 연계수익이 가능하다. 우리가 여행할 때 평소보다 지출을 많이 하는데 대부분 숙소의 매점을 많이 이용한다. 영화관 팝콘과 비슷한 원리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신세계가 메가박스 정도를 인수해서 어차피 유통을 가지고 있으니까 여기서 추가 수익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통과 콘텐츠 사업은 연계성이 매우 크다. CJ와 신세계가 어떤 제휴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영화 콘텐츠를 장악하고 가는 것은 유통에 매우 큰 도움을 준다. 롯데가 이미 이런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에 주류 계열사가 있는데 제주소주와 와인 수입판매를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서는 체인점을 통해 수제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중위권 업체만 인수하더라도 신세계의 유통력이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유통망에만 의존한 자체 브랜드보다는 기존 업체 인수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제약/바이오 부문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단 소비자 생활과 밀착된 분야라 기존 유통망의 활용이 가능하고 화장품 등과 연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신세계의 사업구조와 잘 맞는다. 다만 오랜 기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있는 편이다. 장기간의 투자를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신세계이므로 미래를 대비해 제조업체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제약/바이오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 형성이 가능하므로 고가의 화장품/건강 약은 백화점에서, 저가의 영양제는 마트에서 취급이 가능하다. CJ가 바이오산업을 철수하는 바람에 무척 아쉬웠는데 CJ와 겹치는 바도 없고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세계가 이 분야 노하우는 없으므로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에서 출시한 화장품 '연작'

 최근 화장품도 한방/기능성 화장품이 대세인데 바이오 대표기업인 셀트리온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고 이것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냥 화장품 회사보다 바이오제약 기업이 제품의 약성을 강조하는 데 훨씬 설득력 있다. 좋은 유통채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신세계의 과제이다. 그 해결책은 바로 제조업 육성에 있다.


 신세계도 패션/화장품 등 사업을 일부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별도의 제조업 사업본부를 통해 바이오/제약/화장품을 묶어서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이분야가 서로 공유하는 면도 있고 시너지가 좋기 때문이다. 만약 제조사업본부까지 해서 백화점/할인점/제조업의 3축을 가진다면 기업으로서 신세계도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경기에 지나치게 민감한 내수용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조업을 키워 수출경로를 뚫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신세계 그룹을 분석했는데 이미 좋은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크게 지적할 내용은 없었다. 사업분야도 워낙 단순해 정리할 기업도 없었다. 다만 사업다각화를 이제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유통이 워낙 레드오션이라 아무리 1위 기업이라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정유사업 같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유통은 그다지 안정적이라 말하기 어렵다.


 신세계가 그나마 진출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 말했고 해외사업을 국내 프랜차이즈 하는데만 너무 관심을 가지지 말고 직접 만들어서 파는 것을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프랜차이가 아닌 상품으로 말이다. 그것이 정용진 시대의 과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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