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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내이팅게일 May 06. 2022

SNS

SNS_Social Network Service의 줄임말로, 온라인 상에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내가 일하는 병동에는 SNS를 통해 성적 만남 등의 부적절한 만남을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입원하곤 한다. 은근히 보수적인 나도 처음 SNS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는 않았다. 실제로 수많은 연구를 통해 소아청소년들에게 SNS가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입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의 삶에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계가 있다. 내가 졸업한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 간혹 학원이나 모임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이 전부다. 내가 서울로 올라오리라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다. 시골의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었다. 25년 동안 한 다리 거치면 알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닌, 진짜 '새로운' 사람들 말이다. SNS는 나의 '사람들'의 스펙트럼을 넓혀 주었다. 물론 이상한 사람도 만나봤고, 가끔은 수많은 관계가 주는 버거움도 있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생이지만 누님같은) 동네 주민도 만나게 되었고, 나와 물리적인 거리는 있지만 항상 힘이 되어주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다. 새로운 만남을 얻기도 했고, 가슴 아픈 이별을 감당하기도 했다. 누군가와는 미적지근하게 연락이 끊어지기도 했다.


오늘 내가 방문한 카페에는 나를 실제로 본 적 없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분께서 근무를 하고 계셨다. 이전에 방문을 통해 오늘의 약속을 만들었고, 재방문을 하자 커다란 선물을 받았다. 그녀가 수줍게 건네준 쇼핑백에는 팔로 산토(스머지 스틱)와 갖가지 찻잎의 패키지와 함께 정성 어린 손편지가 들어있었다. 그녀는 편지를 통해 나에게 위로와 힘을 전달해주셨다. 따뜻한 차를 내리고, 팔로 산토가 조금씩 타들어 가며 퍼지는 향기와 분위기는 나를 따뜻하게 위로해주었다.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글을 쓴다. 나의 글과 사진에서 그 마음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주에는 전시회를 다녀올 예정이다. 전시회에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분이 도슨트를 하고 계신다. 이것은 또 무슨 우연인가, 나는 이 우연들이 필연이기를 바랄 뿐이다. 돌이켜보면 그들은 모두 내게 고맙다는 말씀들을 하셨지만 정작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받은 것은 나였다. 모두들 감사한 '만남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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