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에 흔들리는 마음
괜찮다고 했던 일들이
밤이 되면 괜찮지 않은 얼굴로 다시 찾아온다.
나에게 말한다.
"나 여기 온 거 잘한 거 맞아?"
"너 지금 잘하고 있어?"
"네가 생각한 대로 가고 있는 거 맞아?"
모든 생각이 물음표로 끝나는 문장들.
햇살이 가득한 낮이면 조금 더 쉽게 대답할 수 있다.
"응, 너 잘하고 있어."
"그래, 네가 생각한 대로야."
말 그대로, 서툰 자기 합리화를 시작한다.
그렇게 괜찮은 척,
별일 없는 척,
혼자서 나 자신을 설득했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나에게 가장 나쁜 벌은
'자기 합리화'라는 것을.
스스로를 속이면서까지
버티려는 나를 보며
왠지 모르게 초라해졌고,
어쩔 때는 비참하기까지 했다.
밤이 되면
항상 찾아오는 고요한 침묵 속에서
억지로 눌러두었던 물음표들이
다시 살아난다.
사실과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거북하기에,
물음표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
단단했던 나의 벽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가서 진실을 바라봐야만 한다.
그리고 새로운 벽을 쌓아야 한다.
내가 덜 무섭게,
내가 더 당당하게 버틸 수 있도록.
어쩌면 '자기 합리화'란 것도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서툰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벽 밖으로 나가기 두려워서,
그 벽 안에서만 나를 지키려 했던 거니까.
그 밤에 찾아오는 손님들도,
어쩌면 우리가 맞이해야만 하는 것들 인지도 모른다.
비록 그 진상이 두렵더라도.
그러니까 이제는,
두려워도, 흔들려도,
물음표를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그 밤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아무리 무섭고 낯설어도,
나는 그들을 조용히 맞이할 것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천천히 나를 세우기 위해서.
오늘도, 그렇게.
생각이 많아지는 밤을, 조용히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