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오늘에 대한 이야기 '어바웃 타임'

영화로 보는 현장 에세이 [11. 영화 '어바웃 타임']

by IMMM
우리는 모두 시간 여행을 한다.
인생의 모든 날들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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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끊임없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만약 어제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리플레이’ 버튼이 있다면 어떨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그 버튼을 누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 속 주인공 팀의 가문의 비밀인 ‘시간 여행’ 능력은 꽤나 매력적이다. 그는 이 초능력을 이용해 연애의 어색함을 지우고, 친구의 연극 실수를 바로잡으며, 삶을 완벽하게 조각해 나간다. 하지만 영화의 끝에서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뜻밖에도 ‘시간 여행을 포기하는 법’이다.


특별히 유별날 것 없이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평범한 오늘의 진짜 의미를 깨우쳐가는 과정을 영화 '어바웃 타임'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1. '완벽'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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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다 보면 ‘완벽함’에 집착하게 되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오타 없는 기획안, 매끄러운 PT, 완벽한 성과 보상, 완벽한 사랑, 완벽한 가족, 완벽한 자녀…. 하지만 팀의 시간 여행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실수를 지우고 매 순간이 완벽해지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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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팀은 시간을 돌려 완벽한 첫 만남을 설계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다른 변수들이 꼬이기 시작한다. 인생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보다 통제할 수 없는 우연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지우는 능력이 아니라, 실수 이후에 이어지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태도’다.

아무리 시간 여행을 한다 해도 누군가 날 사랑하게 만들 순 없다.

그렇기에 영화 초반부, 팀은 능력을 사용하면서 뼈아픈 교훈을 하나 얻는다. 아무리 시간 여행을 한다 해도, 누군가 날 사랑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들조차 삶의 일부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완벽이라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2. 두 번째 삶을 사는 것처럼 나의 ‘오늘’을 들여다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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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후반부, 팀의 아버지는 시간 여행의 비결을 전수한다.

"첫 번째는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보고,
두 번째는 그 하루의 긴장과 근심 때문에 놓쳤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똑같이 다시 살아보라"

우리의 현장도 마찬가지다. 촬영 시간에 쫓기고 편집의 마감 시간에 매몰되어, 우리는 그날의 날씨, 분위기, 온도 같은 사소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을 흘려보낸다. 동료들과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향기, 나누는 짧은 농담, 창밖으로 지는 노을….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너무 많은 ‘현재’를 희생하며 살아간다. 만약 오늘이 우리가 시간을 돌려 다시 살고 있는 ‘두 번째 기회’라고 가정한다면, 당신의 오늘 오후는 지금과 조금 다르지 않을까?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는 하루니까 사소한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오늘을 깊게 우려내는 차(茶)처럼, 조금만 신경 쓴다면 일상을 더 깊고 의미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순전히 본인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결국 영화 속 팀이 깨달은 것은, 더 이상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오늘 하루를 이미 최고의 날로 여긴다면, 시간을 되돌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3. 내게 유일하게 허락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미래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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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과거의 후회에 발목 잡히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에 잠식되어 오늘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팀의 여정이 알려주듯, 우리가 진정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과거를 고치려 애쓰는 대신 현재의 순간순간에 충실할 때, 역설적으로 우리가 그토록 바랐던 ‘더 나은 미래’가 주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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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마주한 이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랐던 내일이자, 우리가 훗날 그리워하며 돌아가고 싶어 할 과거이기도 하다. 시간 여행자 팀이 능력을 뒤로하고 매일매일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쪽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지금’이라는 순간이 가진 고유한 빛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시간을 돌리고 억지로 노력하더라도 결국 정해진 시간 속에 우리가 삶을 변하게 할 수는 없다는 걸 우린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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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마법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의 눈을 맞추고,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주어진 여행을 온 마음 다해 즐기는 태도다. 당신의 오늘이, 다시는 되돌아올 필요가 없을 만큼 충분히 아름다운 ‘단 한 번의 여행’이 되기를 응원한다.



� 에디터의 노트 (Edi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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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 가지 슬픈 일이 있었다.
오늘도 한 가지 기쁜 일이 있었다.
웃었다가 울었다가
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
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그동안의 글들이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치열함과 현장의 무거운 공기를 담아냈다면, 이번 11화에서는 조금 힘을 빼고 우리에게 주어진 '평범한 오늘'을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이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요즘 웹툰과 OTT 시리즈의 대세는 단연 '회귀물'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삶을 다시 시작한다는 설정이 이토록 사랑받는다는 건, 역설적으로 지금 우리 중 누구도 현재의 삶에 온전한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만약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질문은 인간으로서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원초적인 후회이자 아쉬움이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다시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이미 매일 아침 '오늘'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생을 부여받고 있다는 사실을요. 어쩌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능력은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조금 더 행복하게 느끼게 해주는 마음의 근육일지 모릅니다. 매일 주어지는 오늘이 모여 결국 새로운 내일을 만든다는 그 평범한 진리가, 때로는 가장 강력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꿈의 무게에 짓눌려 숨 가쁘게 달려온 날들을 잠시 뒤로하고, 오늘은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를 아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 준 '사소한 것'은 무엇이었나요? 거창한 성공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저 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건네는 부드러운 시선 하나면 충분합니다. 우리들의 시간 여행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가장 빛나는 순간은 늘 '지금'이 자리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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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책이나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