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이방인 (에필로그)

녹아듦에 관하여

by 임모씨

리비아 직원들 대부분은 벵가지이거나 그 주변 출신이었다.


그때는 그리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라에서 가장 크게 하는 대규모 공사에 선택된 인원이었다면 빽이좋든 실력이 좋든, 그리고 리비아 한정하여 카다피와 같은 부족이거나 어떠한 조그만 끈이라도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였던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선발되어 우리 사업소에서 빡시게 교육까지 다 받고 거기서 또 걸러져서 들어온 인력이 벵가지에서 몇천키로 떨어진 이곳까지 와서 생각지도 못한 대접을 받는다라고 생각해보면 뭐든 좋은 반응이 나올리 없었을것 같다.


나는 거기 있을때에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던 문제였는데, 가까운 사이트나 아니면 무언가 연고와 가까운 일을 하지 못하고 벵가지에서 북쪽 해변길을 따라 끝도 없는 길을 따라 트리폴리까지 와서 또 남쪽 사막지역으로 몇시간이고 이동하고 내려오는 이곳까지 2주에 한번씩 무얼타고 오는지도 몰랐지만 잔치가 열릴라 치면 죽지도 않고 또오는 각설이들처럼 자고 일어나면 정해진 인원이 교대로 어떻게든 캠프에 와 있고 비척비척 어색한 조회를 함께 하는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기본적으로 리비아인들은 외국인에대해 우호적이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혐오하거나 증오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적대감을 내비치곤 했다.


역사적으로나 그당시 처해있던 국제적인 위치나 정치상황이 그들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그 분노의 대상을 그들의 지도자에게 보내기엔 그당시 그는 너무나도 강했고 그 조직은 강고했으니 그 이유를 만든 외세와 외국인들이 만만한 홧풀이감이 될만했을것이다.

우리 한국 회사는 그들의 운명을 바꿀만한 필생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인데 왜 저렇게 뭣같이 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그건 오로지 내 생각일 뿐이었다.


불편함, 같이 하기에는 이질적인 그들을 도심과 가까운, 그리고 모든것이 풍족하고 거대한 조직으로 품기에는 그들이나 우리 한국회사나 그릇이 되질 못했고 준비가 서로 되질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결국 회사의 입장에서 취할수 있는 결론은 ‘밑바닥부터 천천히’라는 명분을 가지고 우리캠프로 보내는게 최선이었던것.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당분간 그들을 ‘치워버린’ 느낌'으로, 우리는 우리대로 ‘떠맡은’ 느낌으로.



나역시 트리폴리에 있는 대기캠프에서부터, 우리 사업의 가장 꼭대기인 사업소 그리고 지소(솔직히 조직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최종 말단 캠프인 우리 캠프까지 며칠에 걸친 대장정끝에 여기서 만난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들도 함께 겉돌고 어색하고 다가가기 껄끄럽고 때로는 탐탁치 않을 수 있는 존재의 느낌이었지만 이런일을 겪다보니 어느샌가 이 말단의 조직에 녹아들어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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