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기나긴 여정끝에 도달한곳

어쨌든 출발

by 임모씨

김포공항에서 출발해서 중동의 어느공항인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다시 튀니지까지 간다.

왜 리비아를 직접 가지 굳이 튀지니까지 가야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그당시 리비아는 미국과 언제라도 한판 뜰 기세로 충만해 있었다. 당연히 국제제재를 받고 있었고 우리가 맘편하게 트리폴리공항을 이용하게 세상은 냅두지를 않았다.

우리가 타고 가는 비행기는 리비아 근로자들이 모든 승객의 전부인 전세기였고 리비아로 파견되는 근로자이외 일반 승객이 없는 희한한 환경속에서 시커먼 아저씨들만 득시글거리는 칙칙한 캐빈안에서 열 몇시간을 견뎌냈다.

나는 우리회사 깃발이 있는 대기장소에서 처음 만난 맘씨좋게 생긴 모과장님 옆에 찰싹 붙어서 보딩을 하고 기착지에서는 같이 쇼핑센터도 돌아다녔다.

전세기에 가득찬 아저씨들은 몇탕을 뛰었는지 서로 알아보는 사람들과 처음 해외를 나가는 긴장감을 가득머금은 순해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어딜가나 있는 쎈척을 하면서 모든걸 다 알고 있다는듯 한 똑똑한 아저씨등 보기만해도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해냈다.

꽃같이 아리따운 승무원 언니들은 어쩌다가 로스터가 꼬여 여기에 배정받았는지 몰라도 식사때 한칸건너 한명씩 한그릇 더 달라는 일반 승객에게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요구사항들을 죄다 받아내며 힘든 비행업무를 진행했다.

술주문이 빗발치고 견과류 안주들도 동이날만큼 요구해댔다.

나는 품위를 유지하겠다는 일념하에 의젓하게 밥도 한그릇만 먹고 그 좋아하던 술도 달라하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가끔 들었지만 그땐 그게 맞는것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찌저찌 튀니지 공항에서 또다른 전세버스를 몰려타고 국경을 넘고 몇시간이고 달려 트리폴리까지 가는동안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생각난다.

트리폴리 외곽에 자리잡은 캠프에 도착하여 인적사항 및 방배정을 받고 과장님 옆에 찰싹붙어 들어간 숙소는 마치 훈련소 내무반을 복사한듯 침상과 침구류가 있었고 개개인의 칸막이는 없었다.

그리고 짐을 풀자마자 비행기에서 재미있게 보였던 아저씨들이 하나둘 모여 처마밑으로 담배를 피던가 내무반에서 말년병장마냥 퍼지거나 리비아를 떠나는 사람들에게서 무언가를 얻거나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과장님이 이야기해준대로 그곳에 환전해주는 아저씨에게 가지고 온 달러를 리비아돈으로 얼마간 교환을 했다.

리비아는 미화 유통 및 소지가 불법이라 이런 암달라상을 통한 환전밖에 방법이 없는데, 이곳 캠프에서 한국인들중 머리좀 많이 쓰는 사람들이 그런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외 많은 직종(?)들이 암약하고 월급이외 다른 벌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곳에서도 나름의 생태계가 존재했던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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