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지내다 보면 물론 재미도 있지만, 어느 순간 에너지가 고갈이 나 버리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안 부딪히는 분야를 선택했다.
그래도 사람이다. 결국은 사람.
스트레스는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나온다.
모든게 서툴고, 다듬어지지 않았던 나는 부딪히면서, 다치면서, 피 흘리면서,
그제야 깨닫는다. 아....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구나.
이것을 어릴 때부터 알았다면,
부모님이 알려줬다면,
교육시켜 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잠시 부모 탓을 하면서 회피해 본다.
역사적으로 단기간에 큰 성장을 해버렸다.
함께 사는 세상 속에서도 각각의 세대에 따라 경험한 세상이 너무나 다르고 양육받아온 환경과 가치관이 너무나 달라져 버렸다.
윗세대는 아랫세대를 문제라고 하고, 아랫세대는 윗세대가 문제라고 한다. 서로를 이해 못 하고 원망하고 싸운다.
우리 부모 세대에는 형제자매들이 많았다. 그 안에서 남녀 차별은 당연한 거였고, 부모님의 사랑도 골고루 돌아가지 못했다. 엄격한 유교문화가 통용되고 부모는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우리 세대는 형제자매들이 2명 정도가 보통이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과거가 먹고살기 너무 힘들었기에,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돈을 벌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자식 옷 사입히고, 학원 보내고, 잘 먹이고, 학교 보내면 그게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체벌을 했다. 본인들도 그렇게 컸기에 당연한 거였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의 체벌이 일상이었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줄 시간은 없었다. 그렇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 자식들이 자식을 낳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이쁜 아이다. 미디어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라고 한다. 아이를 때리지 않고, 감정도 읽어주려고 노력하며, 아이가 집안이 떠나가게 울어도 참으면서 감정을 배제한 훈육을 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뭔가 속이 텅 빈 것 같다. 뭐지 이건? 왜 나는 이렇게 대우받지 못하고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었을까? 이렇게 이쁜 애한테 그런 짓을 어떻게 할 수가 있지? 분노가 생긴다.
하지만 그들도 사정이 있었다. 그들 나름대로, 그 시대, 위치에서는 자기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 거다.
남편과의 불화를 참는다. 부모님과의 불화 또한 참는다. 아이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고 바르게 교육해야 한다. 사방에 끼였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주변 사람들도 다 일하느라, 육아하느라 너무나 바쁘다. 서로 하소연할 시간도 없다.
하소연을 해 봤자, 내 얼굴에 침 뱉기다.
가슴이 답답하고 사는 게 즐겁지가 않지만, 난 엄마다. 해내야 한다.
오늘도 미소를 띠며 여기저기에 머리를 조아린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훈육하며, 달래 가며, 쓰다듬어 주며, 뽀뽀해 주며, 잠에 든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