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스즈메와 다이진이 가져다준 울림.
어린 딸이 나왔다. 주인공은 5살에 엄마를 잃고 엄마를 찾아 헤맸다. 꿈에도 종종 나올 정도로 엄마가 그리웠다. 감정이입이 되었다. 나의 엄마가 아닌 우리 딸이 더욱 생각났다. 점점 성장하고 있는 19개월 딸내미, 한창 엄마 껌딱지가 되어가는 듯한 우리 이쁜 나의 아가. 우리 이쁜 아가한테 나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은 정말이지 상상도 하기 싫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 주는 엄마라는 존재를 잃은 아이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 것이다. 그것도 어린 나이에.
나는 한때 세상을 살기 싫었던 적도 있었다. '죽고 싶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던 시절, 나는 먼 훗날의 나를 알았다면 그때 좀 더 편안해졌을까?. 스즈메는 자기의 존재를 궁금해하는 어린 스즈메에게 자신을 '스즈메의 내일'이라고 소개를 한다. '내일의 나'가 과거의 힘들어하는 나에게 위로를 해줄 수 있다면 과거의 나는 마음이 좋아질까? 극 중 어린 스즈메는 내일의 스즈메가 해주는 말에 용기를 얻고 현실로 돌아간다.
딸이 있고 남편이 있고 나의 일이 있는 지금 현실에 대체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우리 딸을 생각하면 절대로 일찍 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딸은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 아이를 가슴 아프게 만들고 싶지가 않다. 또한 내가 딸로 인해 얻는 행복감이 무척이나 크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사랑이 샘솟는다. 부모가 되는 것은 한 번쯤 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세상에서 나 이외의 다른 존재를 이토록 뜨겁게 사랑해 보는 경험, 이는 연인 간의 사랑과는 또 다른 경험이다.
극 중에는 아기 고양이 다이진이 나온다. 이 아기 고양이는 인간 아기가 요석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다이진은 사랑을 고파하는 아이로, 스즈메의 '너 우리 집 아이가 될래?'라는 말에 통통하게 윤기 나는 고양이가 된다. 결국에 스즈메의 아이가 될 수 없음을 안 다이진은 자신을 희생해서 다시 요석으로 돌아간다. 얼마나 사랑이 고팠을까. 다이진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파온다. 어린아이가 요석이 되어 그 차가운 몸으로 긴 시간을 보내왔다니. 그저 사랑이 고팠을 뿐인데.
아기를 키워보니 아이한테 주는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더욱 깊게 느끼게 된다. 사랑은 주어도 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으면서 쑥쑥 밝고 힘찬 아이로 커간다. 밝게 웃는 아이를 보면 세상이 환해진다. 앞으로도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부모가 되어보니 다른 아이들 또한 귀해지고 소중해진다. 이 얼마나 소중한 생명들인가! 눈부시게 밝은 생명력.
딸과 엄마, 또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로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또 한 번의 찬사를 보내며, 이런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어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일하고 늙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