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다. 오늘 저녁 메뉴부터 당분간의 미래를 강제하는 불가피하고 거대한 선택들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장담하는 확신의 집중은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다. 미래란 그 어떤 보장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얄팍한 가능성이라도 배제할 수 없고, 그러한 위태롭고 알 수 없는 미래에 '확신'이란 몹시도 대단한 말이다. 보통 열정이 아니면은 담기에 부담스러운 말이다. 오늘 여기, 그렇게 무모할 정도로 대담한, 그래서 음악엔 한계란 없다고 말하는 젊은 아티스트가 있다. 그가 어떻게 미래를 확신하는지, 그가 생각하는 '행복'과 '우울'이란 무엇인지 한번 귀 기울여 보자.
Q. 먼저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자기소개 한번 부탁드릴게요.
A. 군포시 사는 19살 최정우고, ‘ruletheworldboi’라는 이름으로 (음악 활동) 하고 있습니 다.
Q. 요즈음 어떻게 지내세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A. 하루일과 이제... 밤에 늦게 자는 편이라, 낮에 일어나서. 날마다 다른데 가끔가다, 아니 자주 이제 라멘을 먹으러 가요. 라멘을 좋아해서. 집 주변에 맛있는 라멘집이 많아가지고. 자주 그렇게 지내고, 일반적인 집에서 활동하는 건, 거의 컴퓨터를 바로 켜요, 일어나서. 컴 퓨터 키고, 작업을 할 때는 작업을 하고 게임을 할 땐 게임을 하고. 사실, 그게 하루 일과를 다 채워버려요. 게임이나 작업이 집에 있을 때 하는 일. 그 외에는 다른 것들은 밥 먹는 거 나 화장실 가는 거, 씻는 거밖에 없어가지고.
Q. 목소리 들어보니까, 제가 사전에 발매하셨던 음원들 들어봤는데, 목소리가 생각보다 더 낮고 부드러운 느낌? 하이퍼팝* 장르 하시잖아요. 전자음악 같은. 제가 생각했던 목소리와 되게 달라요. 음원에서는 조금 더 지르듯이 하잖아요.
*하이퍼팝은 전자음악, 힙합 등 다양한 댄스 음악 장르의 요소를 재조립하고 극단적인 사운드로 풀어낸 팝을 지칭하는 말이다. (출처: 지니뮤직)
A. 아무래도 노래를 부를 땐 발성이 나와야 하니까. 평소에 말할 때랑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요.
Q. 그러면 왜 다른 발성을 만들게 되었나요?
A. 사실 음악을 만들 때 원래 목소리에서 매치가 된다면 매력이 없어요.
Q. 똑같으니까.
A. 내가 내 목소리에서 랩 하는 느낌이 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노래란 건 매력에 서 개성이 나오고, 개성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게끔 되어있는데, 근원이 반전매력이라고 생각해서. 전 반전매력을 최대한 어필을 하고 싶어요. 평소에 말할 때는 텐션을 높은 편인데, 좀 낮춰요. 공연을 뛴다거나, 음악을 들려준다거나 그럴 때는 이제 최대한 텐션을 살리고, 음악에서 나오는 감성 그대로를 보여줘요.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평소처럼 하는 거죠. 잔잔 하게. 그리고 이제 중요한 자리 나 그런데에서는 더 예의를 갖추고 이야기하고. 그렇게 돼 더라고요.
Q. 음, 평소에는 목소리가 이랬는데, 공연이나 음원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일종의 매력이라고 생각을 해서.
A. 톤을 다르게 쓰는 거죠. 지금 이렇게 낮추는데, 텐션 높아지면 더 높아져요.
Q. 랩네임이 ‘ruletheworldboi’잖아요.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A. 유래가 좀 웃긴데. 제가 원래 예전에, 작년 4월 13일에 우주대폭발이라는 앨범을 냈어요. 거기서 ‘내 목표는 세상을 지배’라는 곡이 타이틀인데, 그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냈단 말이에요. 앨범을 탁 냈는데, 김준범이라는 형이 있어요.
A. 네, 같이 음악하고 있는데 그 형이 추천을 했는데 피처링을 인해서 곡이 정말 떴어요. 수익도 좀 들어왔고, 감상자 수도 좀 많아졌고. 그때 기분이 좋아서 그걸 랩네임으로 써버렸어요. ‘내 목표는 세상을 지배’가 이제, 줄여서 ‘세상을 지배’, 이렇게 하면은 ‘rule the world’ 거든요. 거기다가 ‘boi’를 붙여가지고, 난 세상을 지배하는 소년. 그런 느낌으로. 원래는 그 냥 랩네임이 ‘정우’였어요.
Q. 아, 본명으로.
A. 근데 제가 그냥 ‘J’가 아니라 ‘X’로 써서 애들이 다 이상하게 쓰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이. 그래서 더 알기 쉽고, 딱 감성 있게 바꾼 거예요.
Q. 랩네임으로도 내 음악을 알 수 있는.
A. 네, 개성 있는 느낌으로.
Q. 랩네임도 일종의 장치이죠. 앨범이나 싱글을 보면은, 아까 말했던 ‘세상을 지배한다’ 거나, ‘우주대붕괴’, ‘달’, ‘운석충돌’, ‘다중우주’ 같은 뭔가 천문학적인 용어를 많이 쓰시잖아요.
A. 제가 천문학이나 동양철학을 되게 좋아해요.
Q. 아하. 그러며 왜 굳이 다른 걸 쓰셔도 되는데, 천문학적인 용어를 쓰신 건가요?
A. 왜냐면은 일단 제가 호기심이 많은데, 우주의 미지의 세계를 좋아하기도 하고, 우주라는 공간 자체를 좋아하고, 더 나아가서 가보고 싶어요. 달이란 곳을.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느 낌도 있고. 인간이 알아내지 못한 곳에 상상력을 추가해서 만들고 싶어요. 그걸 흔히 세계라고 말하죠. 나만의 세계, 내 세상.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Q. 그러면 최정우(ruletheworldboi)님이 세계관이 우주와 비슷하다고 느껴서 차용하는 건가요?
A. 그래서 ‘우주대붕괴’가 만들어진 거예요. 천문학을 하도 좋아하니까 내 세상을 대입해서, 우주대붕괴이라는 곡, 아니 앨범이 만들어졌죠.
Q. 그러면 ‘달’이나 ‘다중우주’ 같은 비유적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 건가요? 원관념이 궁금해 요.
A. 사실 스토리라인이 있어요. 대폭발이 우주의 시초고, 우주의 탄생이고, 그래서 맨 첫 번 째 트랙에 넣었고.
Q. 빅뱅 말하시는 건가요?
A. 네, 맞아요. 빅뱅 우주론이, 한국말로 하면 대폭발인데. 그게 일어나고, 지구가 먼 미래 멸망하고, 그 후에 내가 세상을 지배한 소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앨범이에요.
대붕괴라는 게 우주의 멸망이거든요. 그 순간에 나는 이 세상에서 죽었다는 느낌의 앨범을 만든 거란 말이에요. 이제 그 사이의 일들을 쓴 거죠. 대폭발과 대붕괴의 사이에 나의 상황들, 일어난 사건들. 나는 지구에 머물러있고, 그러다가 지구가 운석충돌과 빙하기 때문에 멸망했고, 제가 우주에서 밖으로 나가서 달에 가고, 다중우주론이라는 전제 하에, 다 중우주에서도 가보고, 이런 상황을 겪다가 결국엔 대붕괴를 맞이했다. 이런 내용이네요.
Q. 뭔가, 하나의 세계관인 셈이네요. 최정우(ruletheworldboi)만의 음악적인 세계관. 아까 내가 겪었던 상황들이나 사건들을 우주에 빗댄 거라고 하셨는데, 그 상황이나 사건들이 무엇인가요?
A. 그건 제 다 제 머릿속에서 나온 거예요. 실제와 하나도 연관이 없어요.
Q. 아, 그럼 전부 기믹인가요?
A. 근데 가끔 가사에 이런 게 나오거든요. 사랑 얘기나, 아니면 내 인생에서 우울함이라던지, 행복함이라던지, 그런 내용이 나오는데 그건 사실이 맞아요. 다 제 얘기를 쓴 거예요. 근데 전체적인 타이틀을 봐서는 내 생각, 내 머릿속에서 나온 랩이었고, 가사 빼고는 다 느낌이 제 세상을 대입을 한 것 같아요.
A. 그러면, 가사에는 종종 자신의 이야기가 들어가는 건 맞는데, 다는 아닌 거네요. 그러면 앨범 말고도 싱글도 많이 내시고,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내시곤 하시잖아요. 그런 건 세계관이랑 전혀 다른 건가요?
A. 앨범은 이제 ‘우주대폭발’, ‘우주대붕괴’, ‘이번에 나올 앨범’ 그 세 개 앨범 말고는 제 세상이랑 조율이 되진 않았어요, 거의. 대신에 가사를 좀 조리 있게 쓰는 편인데, 거의 다 제 실제 얘기예요. 제 싱글앨범 같은 경우도 그렇고. 그런 부분이 제 얘기죠.
그의 신보 음악 커버.
Q. 궁금한 게 있는데, 세계관에서 ‘나 밖에 없다’라는 전제가 있는 건가요?
A. 아뇨, 그게 아니라 내가 창조자의 위이다.
Q. 내가 신 위다?
A. 네, 제가 인스타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어요.
신은 나를 믿어. 너네는 신을 믿고, 신은 나를 믿어.
라는.
Q. 그 세계관 자체에서 가장 우월하고 속되게 ‘짱’인 게 최정우(ruletheworldboi)이신 거네요.
A. 내가 만든 세상인데, 내가 짱이여야지. 그렇게 생각해요.
Q.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등장인물 같은 것은 따로 설정해 두셨나요?
A. 등장인물은 잘 모르겠는데, 제가 있는데 사랑 얘기가 나오려면 여자가 있어야 되잖아요. 사실 실제 여자인 경우도 있고, 가상인물인 것도 있는데, 거의 다 가사에 쓰는 이야기는 실 제예요. 그걸 공개적으로 알릴 필요는 없고. 그냥 실제 상황과 빗대어서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비유적인 표현도 많이 쓰고.
Q. 비유적인 표현이나 실제로 겪었던 일을 가사에 녹여내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아예 차라리 모두 기믹으로 만들 수 있고, 다 내 이야기를 쓸 수도 있는데.
A. 왜 그러냐면,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은 만약 1년 전의 곡을 들었을 때, 그 감정이 생각나야 돼요. 그런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당시에 있었던 상황을 써 내려가는 그런 음악을 좋아해요. 그리고 완전 기믹을 쓰면은 사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사라져요. 그 음악 안에서. 아무래도 실제 상황을 빗대어서 써야 그 감정도 실 리고, 저도 그때를 기억을 할 테고, 그때를 회상할 수도 있을 테고.
Q. 그러면 최정우(ruletheworldboi)님께는 음악이란 게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것인가요? 최정우(ruletheworldboi)님께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A.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몇 가지가 있는데, 추억을 회상시키는 용도도 있고, 음악을 할 때는 되게 행복하거든요. 구상을 하고, 계획을 하고, 앨범을 내고. 사실 수익이 아예 없어도 행복해요. 왜냐면 제가 하고 싶은 거니까. 즐거운 거니까. 그래서 크게 두 가지인데, 회상하는 용도, 그때 행복을 더 올리는 용도라 해야 하나.
옛날에 곡을 만들 때보다 나는 지금 더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만들고 싶어요. 점점 나는 음악으로서 행복해진다.
Q. 그러면 행복감이라는 게 음악에서 비롯된 건가요?
A. 사실 슬픔을 노래해도 행복하고, 화나는 감정을 노래해도 행복하고. 왜냐면 음악은 저에 게 행복이니까. 대신에 그 음악에 주는 메시지가 다른 것일 수도 있잖아요. 결론적으로 추출된 내용은 행복인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음악을 좋아하고 하는 거예요.
Q. 더 깊이 들어가 보면은, 행복이란 건 어떤 것 같아요? 음악이 곧 행복인가요?
A.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한테는 행복이 거의 음악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왜냐면 근원이 음악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음악 하는 친구들을 사귀었잖아요. 그 친구들이랑 놀면은 돼 게 재밌거든요. 근원을 찾아보면은 음악이에요. 음악으로 인해서 제가 그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 친구들과 놀고, 그 친구들과 같이 놀고. 혜진이(1화 인터뷰 참고)도 같은 이유예요. 그리고 그 음악으로 인해서 또 돈을 벌 수도 있겠고, 또 누군가가 팬이 될 수도 있겠고. 그런 일들 사이에서 행복을 느끼는 거죠.
Q. 그러면 음악 말고는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전혀 없으세요?
A. 딱 하나 있어요. 제 가족과의 시간이라던지. 같이 밥 먹는 시간, 여행 가는 시간. 가족 아니면 음악인 것 같아요. 친구도 음악에서 비롯된 것이고요.
Q. 음... 혹시 음악을 하시잖아요. 지금 자퇴하신 상태이고.
A. 네, 맞아요. 고졸이에요.
Q. 언제 자퇴하셨어요?
A. 중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해서, 고등학교 2학년 4월에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을 했어요.
Q. 혹시 가족의 반대는 있었나요?
A. 아니요, 아예 없었어요.
Q. 가족이 항상 믿어주시구나. 행복이란 게 음악에서 비롯된 것이 있고, 나를 좋아하고 믿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행복을 느끼시는 편이네요. 그러면 이런 행복도 음악에 녹이시는 편인가 요?
A. 사실 저는 그냥 흘러가는 행복보다는 특정 사건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린 곡들은 행복보다는 자잘한 슬픔이나 우울한 감정이나, 슬픈 감정, 화나는 감정을 적어 내리는데. 앨범 같은 경우에는 큰 사건을 하나 틀을 잡아놓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하나 정리하는 느낌이에요.
Q. 그러면 왜 행복보다는 슬프고 우울하고 힘든 것을 음악에 녹이시는 건가요?
A. 아까 말했듯이 우울을 음악으로 추출하면 행복이 나와요.
Q. 오, 그러면 우울한 것도 나쁘지 않네요.
A. 우울한 게 음악으로 되고, 그 음악은 나에게 행복을 주고, 쾌락을 주고.
Q. 사실 그러면 우울함도 고마운 존재네요.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역설적인 존재.
A. 어떻게 보면 그럴 수도 있죠.
Q.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를 많이 녹이시는데, 생각보다 음악의 장르는 하이퍼팝 장르, 전자 음악 같은. 오락실에서 들을만한 소리도 많이 나오고.
A. 그것도 이유가 밝은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하는 게 밝은 음악에 슬픈 가사를 쓰면은 사실 사람들이 듣기만 하면 모르겠지만 가사를 보면서 들으면 되게 묘한 감정이 들거든요. 신나는데 슬픈 가사. 이게 되게 묘하단 말이에요. ‘나는 슬프지만 행 복한 척한다’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되게 신나는데 어둡게 신나면은 광기로 보일 수도 있고. 되게 여러 가지가 있어요. 신나는 게 그냥 신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밝게 신나는 것 도 있고, 어둡게 신나는 것도 있고, 시끄럽게 신나는 것도 있고. 그런 것을 많이 시도하고 있어요. 슬픈 가사를 써도 신나는 걸 좋아하니까, 이것도 매력으로 보일 수 있겠다.
Q. 맞아요, 저도 슬픈 가사에 신나면 깊이감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무작정 슬픈 것보다.
A. 저는 제가 노래를 할 때, 그니까 제가 음악을 만들어놓고 들을 때 제 음악으로 인해서 기분이 좋아졌으면 하기 때문에. 우울을 노래한다고 해서 무조건 슬픈 바이브로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Q. 되게 건강한 가치관을 가지고 계시네요. 제가 하이퍼팝 장르를 안 들어봐서 최정우(ruletheworldboi)님이 사운드를 되게 잘 활용하시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A. 음, 제가 사실 안 지는 얼마 안 됐어요. 3년? 3년 된 것 같은데.
Q. 어, 그때는 (3년 전)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던 장르였던 것 같은데요.
A. 그때 딱, 한국에 들어온 장르였어요. 갓 입국한 장르였는데, 그때는 그냥 신난다, 좋다, 이디엠 같다, 하면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점점 발전을 한 거죠.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 제가 사운드클라우드에 옛날 곡들은 다 비공개 처리를 해서 못 들으실 수도 있는 것 같은데 그때는 제가 좀 못 했었어요. 할 줄을 몰라서.
Q. 혹시 믹싱, 마스터링도 직접 하시나요?
A. 네, 제가 직접 다 하고 있어요.
Q. 음악을 따로 배우신 적 있나요?
A. 아뇨, 배운 적은 없고, 작곡, 작사, 믹스 마스터링하고, 랩 하고. 아트워크 그래픽 디자인도 같이 하고 있어요.
Q. 오, 정말요? 앨범 커버도 그런가요?
A. 네. 제가 혼자 다 참여하고 있어요.
Q. 대단하시다. 당연히 외주 맡긴 줄 알았어요. 그림도 되게 잘 그리시네요.
A. 아, 근데 그게 아니라 최근에 시작했어요. 포토샾으로 편집하는 것만 알아가지고. 그림은 아니고.
Q. 의외네요. 사실 제가 음악에 욕심이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음악 프로그램도 보면은 ‘이게 뭐야’라고 생각하면서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요. 어떻게 음악은 독학하신 건가요?
A. 저는 기능만 알게 되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기능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 요,
Q. 많죠, 되게.
A. 저는 어떻게 공부를 했냐면, 사실 공부도 아닌데. 쓰고 싶은 사운드가 있으면 사운드를 검색해서 찾아요. 검색을 한 후 그대로 따라 해 본 다음에, 이건 이렇게 쓰는 거구나, 사운드를 만드는 기능을 혼자 습득을 해요. 그러면 그 기능을 사용할 줄 알게 되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응용을 자주 했었어요.
Q. 믹싱 마스터링도 비슷한 방법으로?
A. 믹싱이나 마스터링은 친구들한테 조금씩 지식을 얻었어요. 믹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들이라, 그 사람들한테 조금씩 지식을 얻어서, 깨짝깨짝 만져보고 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Q. 앞에서 과거 얘기 많이 했으니까 미래 얘기도 해볼게요. 솔로 음악 프로젝트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 건가요?
A. 솔로 음악 프로젝트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와있는데, 1년에 무조건 하나의 앨범을 내겠다. 그게 싱글이던, 더블 싱글이던, 입시던, 정규던. 꼭 1년에 한 번은 내겠다. 그리고 그걸 음악 접을 때까지 하겠다.
Q. 와, 할 수 있으시겠어요?
A. 그런 신념을 갖고 하고 있고, 안 그래도 진행을 하고 있는 상태고, 내년에 나오는 앨범도 만들고 있어요. 이젠 퍼센트게이지(%)로 하고 있거든요. 첫 번째로 0%, 멜론에 있어요. ‘망가져버린 락스타’라고. 이제 10% 다음에 100%. 1만 사용해서 뒤에 ‘000...’ 늘려갈 생각인 데, 내년에는 10%고, 그다음에는 100%, 1000%, 10000%, 이렇게 올라갈 예정인데. 만약에 계획이 틀어진다 하면은, 사실 틀어진다고 해도 퍼센트게이지(%)만 달라지는 느낌밖에 안들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앨범을 1년에 한 번도 안 낼 생각은 없어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시작한 겁니다.
Q. 혹시 퍼센트게이지(%)에 한계가 있나요? 예를 들면 10000%가 끝이다, 이런 거.
A. 제가 마지막이 된다면 무한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마지막.
Q. 한계 없이 퍼센트게이지(%)만 올라가는 느낌?
A. 네, 저는 음악에 한계가 없다고 생각해요. 제 음악은.
Q. 자퇴하고 나면 시간이 많아지니까 늘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되게 성실하시네요. 학교 생활 하실 때도 그런 편이었나요?
A. 학교 생활이 기억은 잘 안 나는데, 그때 아마 학교 때문에 음악을 하는 둥 마는 둥 한 것 같아요. 거기에다가 안 그래도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애들한테 눈에 띄지도 안 고,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놀러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까 학교 다니는 의미가 뭐지? 싶어 서 자퇴했어요.
Q. 가족분들도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렴’ 하는 분위기였네요.
A. 네, 가족들은 항상 절 믿어주셔서.
Q. 중학교 1학년 때면 14살 때이잖아요. 14살에 그런 생각하기 쉽지 않을 텐데.
A. 학교를 제가 다니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서. 고등학교도 한번 들어갔었는데, 두 달 만에 관뒀어요. 왜 그랬냐면 학교를 딱 들어갔는데, 친구랑 어울리고 놀다 보니까 학교인지 노는 덴 지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애들이 맨날 노니까. 공부를 할 생각도 없는데, 취업을 할 것도 아닌데 왜 다녀야 하나, 싶어서 바로 자퇴를 했죠.
Q. 그때도 여전히 음악 생각을 하셨나요?
A. 그때는 음악 열심히 하고 있었고, 실력이 올랐을 때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Q. 그런 생각이 들어요. 공부를 할 사람이 쏟는 에너지를 음악에다 쏟는 거니까.
A. 검정고시를 볼 때 공부를 했었어요. 저는 제가 멍청한 애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공부도 하면 잘했거든요. 제가 그게 있어요. 하기 싫은 건 죽어도 하기 싫고, 하고 싶은 건 죽어도 해야겠고. 근데 검정고시 때는 해야 되니까 했거든요. 진짜 조금밖에 안 했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높게 나오더라고요. 과학이 근데 웃긴 게 100점이었어요. 지구과학 좋아하고, 천문학 좋아하고 하니까. 사실 공부하는 시간에 음악을 한 거고, 그 시간에 공부를 했다면 저는 더 시간을 늘린 게 되어버려요. 왜냐하면 공부는 제가 하고 싶은 게 아니었으니까. 하는 둥 마는 둥 억지로 할 바에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느껴서.
Q. 멋지네요.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꽤 많거든요.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고. 공부도 하기 싫어서, 어영부영.
A. 가끔 가다 그런 애들 있더라고요. 음악을 한다고 하는데, 음악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놀러만 다니고.
Q.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으셨어요?
A. 저는 음악을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쉰 적이 없어요. 딱 한번 있는데, 수술하고 다친 날. 한 달 동안 입원을 했어요. 얼마 전 그게 7월인데, 사고가 한번 있어가지고. 그때 빼고 6년 정도 음악을 쭉 한 것 같아요.
Q. 휴식하는 방법은 따로 있나요?
A. 저는 슬럼프가, 혜진이(1화 참고)도 얘기를 했을 텐데. 슬럼프라는 게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거든요. 제가 슬럼프가 오는 이유가 뭐냐면 슬럼프가 제가 제게 일부로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일부로 시련을 한번 겪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세상이 나에게 줬다, 이런 거 보다 는, 나 자신이 나에게 줬다. 발전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내가 줬다고 자기 합리화해 버리면 더 쉽게 이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남이 나에게 슬럼프를 줬다 하면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래’ 이렇게 되잖아요. 근데 내가 줬다고 하면 할 말이 없고 그걸 이겨낼 방법밖에 없어요. 그래서 자기 합리화를 해요. 혜진이가 쓴 걸 봤는데, 부정적인 이야기를 써 내려갔더라고요.
저는 그걸 어떻게 해결하냐면, 모든 걸 긍정으로 바꾼 뒤에, 자기 합리화를 해요 혼자. 남에게 피해 안 가는 선 안에서. 만약 내가 교통비가 떨어져서 버스를 못 타서 걸어서 오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그럼 거기서 ‘운동했으니까 됐지’ 이렇게. 긍정적인 자기 합리화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살면서.
Q. 중요한 것 같아요.
A. 많이 변했어요, 옛날보다.
Q. 옛날엔 어땠어요?
A. 옛날엔 엄청나게 부정적이고, 특히 중학교 2학년, 3학년 때 심했어요.
Q. 혹시 그때가 중2병이었나요?
A. 그때 한창 우울에 빠져있고, 막 그럴 나이라. 빈첸 좋아하고 그랬었는데.
Q. 저희 나이대 국룰인 것 같아요.
A. 네, 맞아요. 딱 그때 빈첸 떴을 때니까. 이젠 그런 것도 다 바뀐 것 같아요.
Q. 그러면 마무리 지을게요. 마지막으로 자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있으시나요?
A. 저는 개인적으로 저를 항상 믿었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전 항상 좋은 음악을 낼 생각이 있고 자신도 있어서요. 신을 믿을 바엔 나를 믿어라. 이거는 사실 기믹이라, 제 세상에만 적 용되는 일이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도 돼요. 팬이 있긴 있거든요, 몇 명 있는데. 감 사합니다. 가족이 항상 0순위죠.
Q. 형제자매 있으세요?
A. 형 있어요. 형은 저를 약간 안타까워하는 느낌. 제가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편이라. 계획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형은 대학을 다니는데 저는 대학도 취업도 없으니까 걱정을 하는 편인데.
Q. 본인은 걱정 안 되세요? 불안정한 미래 같은 거.
A. 저는 제가 절 믿기 때문에 제 미래도 믿고 있어요.
솔직하게 간절해요. 간절한데, 절 항상 믿는 편이에요.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사랑한다고. 모든 이에게, 날 믿는 모든 이에 게. 가족이든, 동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