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가지 않을 편지인 줄 알면서 나는 또 상대가 명확한,
그러나 수취인 불명인 척 편지를 씁니다.
뭐하냐는 그 흔한 말 한마디 걸어보고 싶다가도,
결국 토라져버리는 내 마음이 무서워
오늘도 당신과 대화가 어렵습니다.
내가 설렜던 그 언행이 애정이었는지, 단순한 친절이었는지,
물어야 할 사람 대신 스스로에게 묻고,
찾을 수 없는 답을 홀로 헤매다가
결국 미워져 버리는 마음으로 풀 죽은 하루를 보냅니다.
나는 여전히 그리우나,
자존심으로 세워진 태연함으로 당신을 대합니다.
적어도 나를 지긋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