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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남영 Sep 10. 2018

추억의 속내


추억은 언젠가 부서진다.

연속적이지도 않다.

기억에 마음이 씌여야 추억인 건데,
시간이 흐르면 마음도 녹슨다.

녹슨 마음을 두른 기억은 더이상 추억이 아니다.


추억이 더 이상 마음이 쓰이지 않을 때.

결코 잊지 않을 것 같았던,
잊고 있던 순간들을 문득 떠올랐을 때.

기록으로 남지 않은 기억들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 지 깨닫는다.

이토록 힘 없는 노인 같은 기억을 부축하며 놓지 못했던 과거를 향해 "거 봐"라며 나무란다.

시간이 흐르면 무뎌지는 지 몰랐느냐고.



추억은 잔인하다.

연속적이진 않지만,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는 건조한 마음을 적시기에 이만한 악당도 없다.


더 끔찍한 건, 지나간 추억이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그 노인 같은 기억에 다시 목을 매는 것이다.

그토록 힘이 없는데, 이토록 쓰이는 마음이라니.

시간에 맥을 못 추다가도 찰나의 동정심에 살아나는 것.
그게 바로 추억인 건지.

부서지고 살아나는 유일한 존재처럼 기세 좋게 아무때나 머릿속을 휘젓는 당당함이라니.

못된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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