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남영 Sep 11. 2018

마주치지 말자.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우연히라도 마주치진 말자.


카페에 앉아 너와 비슷한 뒷모습을 봤어. 한 여자와 마주 보고 앉아 있었고, 

웃고 있었어.


 '그래서. 그 애면 어쩔 건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힐끗힐끗 그러나 유심히, 낯익은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 모습이 참 웃겼어. 


'그래서. 그 애면 어쩔 건데.' 



이어폰을 빼고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남자의 머리스타일과 손을 무심히 관찰했어. 투블럭한 머리스타일과, 투박한 손마디가 너일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주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어. 


잘 살았으면 좋겠는데. 



진심으로 그걸 바라지만, 지나가다 우연히라도 마주치지 않길 바랐거든. 

같은 하늘 아래 잘 살아주고, 같은 공간엔 함께 있지 않았으면 좋겠거든. 



행복해. 

나도 행복해.



매거진의 이전글 추억의 속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