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지 [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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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알지도 못하는 애들하고 일 년씩

이 년씩 묶여 지내지 않을 거야. 친구 없는

걸 불편해하는 척하면서 나하고만 친해지

는 짓, 그만둘래. 내 맘에 드는 사람들하고

친해지고 싶어. 난 그 사람들을 네모 말고

동그라미 속에서 찾을 거야. 엄마도 알지?

교실은 네모나고 지구는 둥글다는 거."


-본문 중에서






농을 치듯 일상적인 대화들이 피식 웃음

나게 만든다. 카페에 혼자 앉아 있다가 나

와 비슷한 또래 아줌마들의 사는 이야기를

흘려들으며 공감의 웃음이 날 때처럼.


중학교 졸업생 미지부터 문옥봉 김밥 집

할머니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사람 사는

이야기는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야기하

고픈 우리네 인생인가 보다. 결국엔 부모도

자식도 남도 아무리 돌고 돌아 곁에 남아

있다고 해도 혼자가 되어 떠남을.

그렇다고 슬퍼하지도 외롭지도 않을 그만큼

의 삶을 자유롭게 새처럼 훨훨 날아보자.

세찬 비가 오면 처마 밑에 들어가 잠시 숨을

고르고 폭신한 바람이 불어올 땐 푸르른 하늘

을 향해 마음껏 날개짓을 해 보는 것이다.

잔잔히 일렁이는 바닷가에 드리운 낙조 위로

한껏 평화로움을 자랑하는 갈매기처럼.

사는 게 이렇게 쉬운 거였나 싶다.


첫아이를 낳고 무던히도 나를 힘들게 괴롭혀

왔던 나의 서른셋 시절.

지금은 나 자신조차도 묵묵히 지내는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보내고 있는 조용한 오늘이,

모든 걸 평범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오늘이

정말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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