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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08. 2021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과정

올바른 의사소통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드는 생각, 느끼는 감정은 다른데, 이 사실은 혼자만의 힘으로 타인을 이해하려고 해 봐야 수박 겉핥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저마다의 '내면에 대한 공식'이 있다는 얘기이고 그것을 아는 건 본인뿐이기 때문에, 타인을 이해하려면 그 공식에 대해 본인에게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런 결론 끝에, 대화를 통해 타인을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상대방의 말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해의 영역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마다의 공식에 대해서는 본인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일종의 궤변이라 해도 타인이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그 공식이 궤변이어도 모두에게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만 그 공식에 따른 결과가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 한 공식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 당신은 타인의 말을 인정할 준비가 되었다. 이제는 경청을 통해 공식이 이해가 되는지 떠올려보자. 이 대목에서 '결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면,' 이해를 하지 않고 멈춰도 된다. 우리가 범죄심리연구가라도 되지 않는 한 강력범죄자들의 공식까지 굳이 이해할 필요는 없는 것처럼, 타인에 대한 이해는 일방적으로 강요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다만 여기서 멈춘다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은데 잘 이해되지 않는다면, 내면에 대한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이유를 들어보자. 대부분의 공식들이 생각보다 많은 가치관을 공유하기에, 그것을 이해하는 것도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만일 이렇게 타인과의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인정을 통한 이해라는 수단을 택했다면, 당신은 분명히 그 현명한 선택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아마도 가장 큰 보상은 갈등의 원인이 '잘못된 이해', 즉 '오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이것은 굉장한 보상인데, 이로서 당신은 올바르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었을 뿐 아니라, 오해하지 않는 것과 오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은 타인의 공식을 모른 채 함부로 이해하려 들면 안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이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이해하려 애쓰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면 공감을 잘하는 것으로도 볼 수가 있는데, 이러한 공감에는 이해를 통한 경험에의 축적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쉽게 공감하는 사람은 그러한 경험이 많거나, 경험이 적더라도 이해를 잘하는 사람이다. 물론 타인에의 맹목적인 공감 역시 단점은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감을 위한 공감이 진행되어 '실제로는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이해했다고 여기게 된다면', 자신의 공식이 타인의 공식으로 대체되어 갈 수도 있다는 거다. 자아를 잃고 싶지 않다면, 공감이 중요한 만큼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건, 결국 타인에 대한 인정과 이해, 그리고 공감은 '솔직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의사소통은 자신이 타인에 대해 모르는 만큼 타인도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얼마나 모르는지 깨달을 수 있다면, 얼마나 알아야 하는지도 깨달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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