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다 Feb 16. 2021

상처를 빨리 회복하는 알고리즘

항상 참을 수는 없으니까

우선, 이 알고리즘은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한 방법', '타인들과 잘 어울리는 방법' 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고자 한다.


아마도 그런 방법에는 가능하면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맞춰주고, 그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표현을 자제하거나 아주 완곡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을 테니까.


하지만 살다 보면 분명 누구나 타인에게 상처를 받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단순하면서도 극단적인 알고리즘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했다고 가정하자.


ex) 넌 왜 그렇게 실수가 많니?


1. 그 말이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 판단한다.


2-1. 맞는 말이다. -> 3.1.1/3.1.2/3.1.3 으로

2-2. 틀린 말이다. -> 3.2.1/3.2.2 로


3.1.1 맞는 말이므로 수긍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3.1.2 맞는 말이지만 개선할 생각은 없으므로 그러려니 한다.

3.1.3 맞는 말이지만 상처를 받았고 참고 싶지 않다. -> 4.1로


3.2.1 상처를 받았지만 참는다.

3.2.2 상처를 받았고 참고 싶지도 않다. -> 4.1로


4.1 상처 받았음을 표현하는 것과 표현하지 않는 것 중 어느 쪽이 상처의 회복에 도움이 될지 판단하고 실행한다.


이상이다. 참 쉽지 않은가? 모든 상황이 맞아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대체로 위와 같다. 중요한 건 언제나 상처가 회복되는 방향으로 선택지를 잘 골라야 한다는 거다.


...물론 지나치게 단순한 감이 있고 그에 반해 쉬운 행동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니다. 말처럼 간단하다면 아무도 쉽게 상처 받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하나는 보증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판단들을 빨리 내리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해야 하며, 상처가 되는 말을 혼자 곱씹어봐야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자못 진부할 수도 있지만 원래 진실은 진부함 속에도 숨어 있는 법이다.  


알고리즘의 결과들은 조금 극적인 행위일 수는 있겠지만, 이기적인 행위는 아니다. 애초에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의 행위를 항상 참고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거니까.


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화를 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떡해?'


안타깝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별다른 방법은 없다. 일단은 참고, 속으로 욕을 하든 어쩌든 본인의 상처를 회복시켜야 한다. 다만 마찬가지로, 이를 계속 곱씹어서는 안 된다. 어쩔 수 없는 건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 외에도 스트레스가 되는 말, 우울하게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등 여하튼 타인이 나에게 해를 끼쳤을 때 이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빠른 회복에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신을 상처 받은 상태로 오래 방치해 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골병들게 하고 종국에 자존감마저 낮추는 길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