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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26. 2021

관계에서 불안함이 느껴질 때

불안함은 어디서 올까?

두려움의 근원은 미지에 있다고 한다. 이는 진화생물학적인 설명과도 일치하는데, 모르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도록 진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일 뿐이기에 정확성을 100%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는 해석이 아닐까 싶다. 두려움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가장 큰 이유는 '몰라서'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어둠이 두려운 이유는 보이지 않기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귀신이나 죽음이 두려운 이유도 우리가 그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그 증상은 불안감으로 나타나고, 다음으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상상이 이어진다. 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은 대개 불안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다. 무서운 상상이 한 번 들기 시작하면 알고 있는 무서운 이야기들이 계속 떠오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상상을 멈추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여 알아감으로써 미지를 해소하는 것이다. 상상만으로는 미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하게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어렸을 때부터 함께 살아온 가족, 오래 알고 지낸 친구, 사귄 지 오래된 연인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면, 그 이유 역시 결국 타인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서 오는 두려움 때문일 거다. ‘이 사람에 대해 잘 모르던 부분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때 두려움이 찾아온다는 의미다.


이 때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상상해봐야 불안만 커져갈 뿐이다. 결국 좋은 방법은 그러한 상상을 멈추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여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것이다. 타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더 많이 알 수는 있을 테니까.


혹시 타인과의 관계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가? 그것은 관계의 두려움에 대한 증상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관계를 단절할 생각이 아니라면, 서로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건 아닐까?


미지에서 오는 두려움은 분명 앎으로써 극복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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