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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Feb 28. 2021

뚜껑 열린다

분노를 통제하려면

분노를 참을 수 없어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을 두고 뚜껑 열린다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사람이 열을 받아 분노를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을, 냄비가 열을 받아 내면의 압력을 주체할 수 없어 결국 그 압력 때문에 뚜껑이 열리고 마는 상황에 빗대 사용하는 것이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감정이기도 하다. 잘 통제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분노가 외부로 표출될 수 있고, 결국 자신이나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면의 분노로 인해 뚜껑이 열렸다는 건 이미 좋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분노가 쌓이기 전에 그것을 미리 조금씩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뚜껑을 잠깐씩 열어 쌓여가는 압력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분노를 외면하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새 쌓여온 분노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조심해야 할 점은, 분노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자신이나 타인을 향해 무작정 표출하는 방법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치 뚜껑을 열었을 때 나오는 뜨거운 김을 누군가에게 향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실제로도 분노는 뜨거운 김처럼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분노를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되 서서히 사그라들게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좋아하는 취미를 즐기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의 감정을 조용히 곱씹으며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공간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조금은 발칙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그저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이라면 뭐든 가능하다. 방법을 찾는 게 쉽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뚜껑이 열리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꼭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압력이 차면 뚜껑은 언젠가 열릴 수밖에 없다. 그전에 뚜껑을 조금씩 열어줄 필요가 분명 있는 것이다. 물론 아무도 없는 곳을 향해 여는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그래서 뚜껑 열린다는 표현에는 뚜껑이 열리기 전에 그 원인을 조금씩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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