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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Aug 29. 2021

가슴이 시킨다는 표현과 의미

가끔은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야 할지 모른다

사람은 두뇌의 조종을 받는다. 생각, 행동, 감정마저도 모두 두뇌에서 느끼고, 결정된다.


그래서 가슴이 시킨다는 말은 엄밀히는 틀린 말이다. 알면서도 머리로 미처 통제하지 못했다는 일종의 변명쯤 될까?


그럼에도  표현이 자주 쓰인다면, 틀린 말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언제, ,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번쯤 생각해 보고 싶어진다.


때로 우리는 이성적인 판단과 감정적인 판단의 충돌을 겪는다. 쉬운 예로는 끊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경우가 있겠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끌려서 하게 되는, 그런 끌림이 있는 경우다.


그 감정적인 끌림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다면, 판단은 어려워진다. 충돌은 거세지고, 이성적인 판단은 커다란 위협에 직면한다. 종국에는 정말로 이성적인 판단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마침내 감정적인 판단의 손을 들어주게 될 때, 이성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일종의 죄책감과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했다는 자신의 어리석음으로부터 괴리를 일으킨다. 바로 이럴 때, 괴리감을 해소하기 위한 탈출구를 모색하다가 그럴싸한 표현을 떠올리고자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때로 이성적인 판단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 심하면 소중한 가치관을 억누르는 판단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에서 ‘이성적인 판단’이 맞는지 의심될 때도 많다. 그만큼 판단과 산택은 항상 어렵다.


그래서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한다는 건, 자아가 지나치게 억눌릴 때 그것을 지키기 위한 행동의 자연스러운 발현 일지 모른다.


결국 역설적으로, 결과론적 관점에서 그 판단은 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판단이 될지는, 현재의 내가 아닌 미래의 나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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