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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Oct 09. 2021

어떤 우주선

20XX년 어느 날, 침대에서 눈을 뜬 당신은 자신이 커다란 우주선에 탑승한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행히 주변 온도는 적당하며, 산소 또한 자급되는 형태를 띠고 있어 살기에 좋다.


침대에서 내려와 발을 내디뎌 본다. 아마도 인공중력을 만들어낸 것 같다. 덕분에 허우적거리며 허공을 헤엄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걸으면 된다.


걷다 보니 식물, 동물, 사람을 쉽게 만날  있다. 우주선 내부에 생명체가 어우러져 살기에 자연스러운 시스템을 갖춘 듯하다.


식당에 들러보니 익숙한 재료로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허기를 채우고 있다.


심지어 대부분의 식당에서 물을 맘껏 마셔도 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물이 자급되는 시스템마저 갖춘 듯하다.


자그마한 운석이 우주선을 향해 날아와도, 직접 충돌하기 전에 고온으로 태워버릴  있다. 정말 커다란 운석이 아니면 부딪힐 일이 이 안전하다.


심지어 따로 연료가 없어도 엄청나게 긴 기간을 여행할 수 있다. 탑승자들이 우주선을 파괴하지 않는 한.


너무나 살기 좋다. 우주를 여행하기에 너무나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의 평균 거리를 유지하며 태양을 365일 간격으로 한 바퀴씩 회전하는 이 우주선의 이름은 지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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