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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an 16. 2021

싫음을 싫어해야 하는 이유

누군가를 싫어하게 된다면

누군가의 가치관이란 그 사람이 주관적으로 옳다고 믿는 생각과 행동을 의미하며, 그렇기에 당연히 사람마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치관이라는 기준을 통해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로 살아가고, 필요한 경우 타인에 대해서도 평가와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대개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느낀다. 그 거부감은 보통 싫음이라는 감정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싫음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타인을 싫어하는 감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맹목적으로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도덕적 관점에서도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싫어하는 감정이 약할 때에는 그 결과가 겉으로 당장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이내 감정이 격해지면 미움과 분노를 표출함으로써 감당할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 수 있고,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나타나는 순간 결국 자신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른다. 격해진 감정을 외부로 표출한다는 건 순간적으로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한 결정적으로, 외부로 표출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 번 표출하고 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표출이 필요한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건 이미 주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일지 모르고, 그렇다면 그 감정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고 통제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황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그 감정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싫어하는 마음을 어떻게 통제해야 할까? 순전히 개인적인 결론이긴 하지만, 타인을 싫어하는 이유가 시간이 흘러간다고 해서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 가지 - 그 이유를 없애려는 시도를 하거나, 싫어하는 대상을 최대한 멀리 하거나 - 뿐이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외부로 표출하는 방법도 떠올려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좋은 방법으로 보기는 어려울 테니까.

 

타인을 납득시키고 받아들이게 하여 싫어하는 이유를 없앨 수 있다면 정말 좋은 해결책이 될 수는 있겠다. 그런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있겠지만,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 대상을 최대한 멀리 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싫어하는 직장상사처럼 멀리 하기 어려운 대상이라고 해도, 어쨌든 가능한 멀리 하는 것이 최선책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여기서 멀리라는 건 물리적인 거리일 수도, 마음의 거리일 수도, 둘 모두일 수도 있을 테지만, 어쨌든 거리를 멀리 두지 않으면 싫은 마음이 점차 커질 거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는 있다.


그러니까 싫어하는 감정이 느껴지면 아직 자신이 이 감정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자신에게 되물어 본다면 좋지 않을까? 이 감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을지를 말이다. 결국 싫어하는 감정을 좋아하는 상황을 최대한 빨리 피해야 한다. 싫음은 가까이해서 좋을 것 없는, 싫은 감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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