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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an 19. 2021

높은 자존감 형성하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신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실제로 자신을 존중해 주기만 하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볼 수 있는 걸까? 물론 그것은 중요하지만, 내 생각으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스스로를 존중해도,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 주지 않는다면 자존감이란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상대방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상관없이 자존감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이는 상대방이 나에게 상처를 입혀도 상처를 입지 않거나, 상처를 빨리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런데, 그럴 수 있으려면 어쨌든 상대방이 하는 말이 옳든 옳지 않든, 그 말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된 비난을 했다면 그냥 흘려듣는 방법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런데 비난이 아니라 정당한 비판을 했다면? 이 경우에도 흘려들으면 자존감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까? 순간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말 것이다. 정당한 비판을 수용하지 않고 회피하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을 무너뜨릴 수 있는 더 커다란 비판에 직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그것을 잘 지킬 수 있으려면, 자신에 대한 정당한 비판에 대해 자존심을 굽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도 갖추어야 한다.


또한 비판을 수용할 수는 있어야 하지만, 그 비판 때문에 지나치게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도 좋지 않다. 비판을 받아들이고 개선해 나가는 자신을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대책 없이 자신의 잘못에 빠져들기만 하는 행위는 높은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잘못 생각하고 행동한 부분이 있어도 그것을 인지했으며 다음부터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일종의 자기합리화도 조금은 필요할 수 있다. 스스로를 비판에 대해 판단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람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합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인 사람으로만 여기면 문제가 있는, 맹목적 자기 합리화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정리해 보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인지해야 하고, 누군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아도 자존감이 낮아져서는 안 되고, 상대방의 비판을 잘 판단해서 수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춰야 하며, 비판을 지나치게 큰 의미로 받아들이지 말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때로는 바람직한 자기 합리화도 조금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역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것들 외에도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유 없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용기다. 상황에 따라서는, 그러한 사람이 자신에게 상처를 계속 주지 못하도록 참지 말고 행동에 나설 각오도 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건 언제나 자신뿐이니까. 결국 자존감이란 내가 쉽게 상처를 입지 않도록 가만히 놔두지 않는 감정이다. 그리고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의 범주에는 타인뿐 아니라 자신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함부로 자신에게 상처를 주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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