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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Jan 06. 2021

장점과 단점은 하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 정의할 수 있는 장점과 단점들을 가지고 있다. 개개인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장점과 단점은 사실 하나가 아닐까?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장점일까, 단점일까? 단어의 뉘앙스로 판단하면 일단 장점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로 인한 단점도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은 의도적으로 걱정을 회피하려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걱정은 양날의 검과 같아 필요 없는 걱정은 당사자로 하여금 쓸데없는 불안에 빠지게 하고 비효율적인 생각과 행동도 하게 만들지만, 필요한 걱정은 문제를 인식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즉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고 회피하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는 셈이다.


지나치게 변화를 싫어하는 성향은 어떨까?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분명 단점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발전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으며 심한 경우 이른바 꼰대가 되어 소통을 거부한 채 옛날에나 통용되는 사고방식과 행동을 남에게 강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가 전통적인 것을 유지하고 지켜나가는 원동력이 되며,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의 수호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과 변화가 꼭 좋은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점과 단점은 그 이면에 각기 단점과 장점을 같이 지니고 있다. 단지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와 이미지에 따라 달리 보일 뿐이다. 그렇기에 장점과 단점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이미 모순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렇게 많이 사용되며 이해가 쉬우면서 직관적인 단어의 모순점을 지적하는 것은 실용론의 관점에서 볼 때 별 쓸모없는 일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장점과 단점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아니라 단순히 개인이 가지는 특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못내 아쉬운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다. 장점과 단점이라는 단어의 사용 여부와는 별개로 이들을 특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마음속으로 조그맣게나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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