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초,중,고,대, 직장까지 다닌 20대 중반에 내 인생은 오직 한국이 전부였다.
한국 사회에서 바라는 모습과 평가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무던히 노력했지만 그게 잘 안 맞아 마음 고생한 시간이 길었고, 가끔은 하고 싶은 행동이나 일들을 접어두곤 했다. 왜냐하면 그건 한국 사회에 맞지 않는거니깐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27살에 배낭여행을 시작했는데 -
내가 궁금했던 건 문화재가 아닌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해서 참 힘들었는데,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가? 이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지? 이런 것들이 궁금했던 거 같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 나라의 현지인들과 대화하거나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영어를 거의 전혀 못했지만 특유의 붙임성으로 말을 걸거나 언어이상의 표현인 웃음으로 감사하게도 현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꽤 많았다.
여행지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현지인 가족이나 카우치서핑을 통한 현지인 친구들과의 만남, 워홀 생활을 하며 만난 코워커 친구들이 있었다.
약 30개국을 여행하며, 10개국 정도에서는 한달이상씩 머물며 현지인들 삶을 배우려 노력했다.
어떤 행운이 작용했는지 호주,뉴질랜드 친구들 집에 머물거나 말레이시아 친구들, 모로코, 브라질 , 프랑스 등등 많은 국가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종교도 다양했는데, 어떤 날에는 나를 제외한 모두가 기독교인이었고, 어느 날은 모두가 이슬람인 아랍 친구들이었고, 어느날은 불교 등 다양한 종교의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일화로 한국에서 자주 듣던 내 옷차림 지적은 외국에서 한번도 지적받지 않는 일상 또는 평범한 옷차림새 였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이 경험은 과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여기서 틀리다고 뭐라고 듣던 얘기들이 저기서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거나 예쁘다고 해주는 그 자유로움이 좋았다.
판단에 있어서 정답은 없고,
나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주관만 있을 뿐이다.
이런 경험들이 나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세계를 깨어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타인을 바라볼 때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이해의 폭이 생겼고, 누군가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교적 여유있게 내 소신을 지키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 뭐라하든 이 모습을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존중은 하지만 듣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 사람의 말에 맞춰도 또 누군가의 눈에는 다르게 보일 수 있는게 세상이니깐.
어차피 정답없는 외부 세계에 맞추느니 내가 사랑하고 소신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는게 가장 속 편하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이 가져온 변화는 간단하다.
외부의 시선에서 내면의 시선으로 되돌아온 것
이게 작지만 정말 큰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