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사는 게 이렇게나 잘 맞다니

by 콘월장금이



나는 내가 꽤나 꼼꼼치 못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간다.

요즘 내 인생은 대충이다.


책을 읽다가 눈에 안 들어온다 싶으면

대충 글을 훑고 다음장으로 넘어간다.


누군가 말했다.

설거지하는 것 또한 명상이라고.


설거지하는 걸 안 좋아해서 대충 하려다

설거지 명상이라고 생각하고

두어 번 더 세척한다.


상추 씻는 건 얼마나 귀찮은지

저번엔 상추쌈을 입에 넣다가 달팽이가 삐져나왔다.

밭에서 갓 따와 신선한 유기농 채소라

대충 흙만 휘적휘적 씻은 게 그 모양이 된 것이다.


대충 하는 사람의 특징은

속도가 빠르고 행동도 빠르다.

그리고 주변이 너저분하기도 하다.


꼼꼼하게 하려고 해도 그게 잘 안된다.

안된다 생각해서 안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대충 하는 게 이렇게 잘 맞으니 큰일이라면

큰일이겠다.


나같은 경우엔 글도 미리 안 써둔다.

글 쓰고 싶을 때 혹은 써야 된다는 생각이 들 때

핸드폰을 꺼내 다이렉트로 적어내려 간다.


이래도 되는걸까? 싶지만

이렇게 한다.


그리고는 무조건 발행이다.

이전 27화자기 자신을 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