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헝가리(부다페스트)
소소한 이야기
1.베드버그에 물렸다
그 전에도 물렸었다 생각했는데 이번꺼는 생각이상으로 미치게 만드는 가려움이다
오늘은 체크아웃하고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앞에 게스트 피부를 보니 그녀도 베드버그에 물린듯 하다
역시나 연고를 바르고 벅벅 긁는다
그리고 호스텔의 손녀딸과 젠가를 하는데 그 아이 팔에 딱쟁이가 보이길래 설마했다
설마가 역시나였다. 이미 손녀까지 물렸음 말 다했다.
뒤늦게 들어가본 호스텔 후기에는 이미 수차례 베드버그 출몰설이 있었다.나만 몰랐네
그 조그마한 벌레한테 당하다니, 너무 화딱지난다
이 정도 가려움인 걸 알았으면, 처참히 화형시킬 것을 너무 한방에 휴지로 눌렀다. 태어나서 이렇게 가려운적이 있었나 싶다. 혈관이나 잘 찾지 여기저기 다 쑤셔놓는게 너무 열이 받는다.다시 되살려서 혼구녕을 내주고 싶다 공포의 쓴맛
2.호스텔은 노부부가 운영한다
오늘 길거리 벤치에 앉아있다가 호스텔 할머니가
다른 낯선 할아버지랑 손잡고 걸어가는 걸 목격했다
할머니가 먼저 멍때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아는척을 해주셨다. 나는 멀어져가는 할머니와 모르는 할아버지의 잡은 손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호스텔에 있는 주인 할아버지를 떠올려보았다
3.오늘 가만히 앉아서 앞에 구걸하는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주머니에 돈을 넣는 순간을 바라보았다
일을 꼭 해야되는건 아니지만 왜 일을 안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저게 일인가 싶기도 하다
또 다른 곳에 가만히 앉아서 악기를 연주하고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아저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람의 발길이 뜸할땐 잠시 연주를 멈추는 순간을 목격했다. 그러다 이내 또 시작된다. 사람이 지나간다
호스텔에서 젠가를 하며 호스텔 손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헝가리 소녀다. 카키색 눈동자를 가졌다.
다른 색의 눈동자를 이렇게 오래 바라본 적이 있나 싶다
4.교통권 일반표와 환승가능표
교통권 두장이 필요한데, 같은 표로 환승가능표가 더 저렴하다
역무원 아저씨와 구경하던 아저씨는 일단 한장을 사고 갈아탈 때 또 사라고 한다. 나는 이해가 안된다고 한참을 얘기했다. 너는 정말 어려운 사람이구나 라고 말하는 아저씨가 답답하셨나보다. 그러다 쉬엄쉬엄 갈 생각이라 야경을 구경하고 다른 역으로 갔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구경하던 아저씨를 만났다
알고보니 그 아저씨도 역에서 일한다 했다
분명 한시간전에 다른 역에서 봤는데!! 신나서 혼자 어떻게 여기 계시냐고 오두방정을 떨었는데, 무시하고 내가 가야할 길을 한번 더 집어주셨다. 그리고는 지하철을 같이 탔다. 근데 다시 찾아보니 아저씨가 사라졌다 . 천사인가
5.호스텔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려왔다
한국 사람이구나 알았다
영어로 인사하길래 안녕하세요 했다
그러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영어로 묻는다
"한국이요 아까 들어오면서 한국말 하길래 저는 알았어요"
그 사람은 내가 한국인인 줄 몰랐는 눈치다
갑자기 놀라더니 밖으로 나간다
내가 많이 타긴 했나보다.
6. 헝가리 입국 했을 때 밤 12시가 지나 숙박비도 아낄겸 공항에서 한숨 자다 깊이 꿀잠 들어 아침8시에 호스텔로 향했다
출국하는 날, 이른 아침 6시 첫 비행기라 나는 공항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심지어 와이파이도 돼서 최적의 장소다
헝가리 공항은 노숙하기 정말 좋다. 같이 대기하는 사람도 많아서 든든하다. 침낭은 배낭여행에서 메고 다니는 잠자리이다. 깔기만 하면 그 곳이 안방이 되니 더할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