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11개월은 런던에서 나머지 한달은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런던 도착했을 때, 영국 냄새가 났다
그것은 분명한 영국 냄새였다.
뭔가 오래된 옷장 냄새 같기도 했고 전철에서는 약간의 쇠 냄새가 섞인 런던을 닮은 냄새였다.
그리고 꽤나 이 냄새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것이
문득 지난 일년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인생은 참 재밌는게 이토록 오래 런던에 머물지
2016년의 나는 알았을까
이번 영국행에서는 새옹지마 라는 고사성어가
되내어졌다. 인생사 새옹지마
아마 최근에 읽은 류시화 시인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의 연장 선상이지 않을까 싶은데-
눈 앞에 펼쳐진 당장의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 없는게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누군가를 부러할 일도 없고, 내 일에도 조금은 담담하게 임하게 될 것 같다.
( 갑자기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아가 생각나는건 무슨 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잔뜩 적어낸 유명한 글귀들이 요즘의 내 마음 상태라
눈 앞에 보여지는 일에 크게 일렁이는 일은 줄어든 것 같다. 그렇게 될 일이거나, 나는 그저 나의 길을 가리오.. 라는 느낌이거나 그렇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 이모부가 데리러 오셨었는데
해외생활이 쉬워보인다고 하셨다. 그 이유로는
내가 사는게 쉬워보여서-
가서 일 구하고 집 구하고 살아가는게 마냥 어렵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하셨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보는 사람들 눈에는
매일, 매 시간을 분투하는 사람의 노고는
잘 보이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런것까지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날들은 이미
지난 것 같다. 적어도 그 순간 순간들을 바로 코 앞에서
지켜보고 겪어내는 본인에 대한 믿음은 튼튼해지니 말이다.
아무도 몰라줘도 나 자신은 아는 일.
이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아무리 무너지는 날이
오더라도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 같다.
그동안 써낸 일기장의 글자들이 오늘 하루 묵묵히 걸어나가 살아내는 발자국 하나하나가 스스로를 지키고 사랑하는 마음을 다지는 좋은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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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그 사이 별다른 대화가 오간 적 없는
옆자리 아주머니가 말을 건낸다
즐거운 여행 되시라고,
( 일 하러 가는 건데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이내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했다)
어찌됐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만들어 볼게요
( 삶은 여행이 아니겠습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