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나 긍정적인 편인데, 현재 일을 안하고 있고 영국 시골이라는 한정된 동네에서 지내다보니 무기력함이 때때로 찾아온다.
여기 있는게 맞나..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이렇게 시간만 낭비하고 나중에 팽 당하다는거 아니야..
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 속을 오고간다.
그러다 문득, 펜린 강 벤치에 앉아 멍을 때리는데
언제까지 이런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어야 되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내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쁜 일은 무엇일까…?
아무런 조건없이 그저 그릴 수 있는 그런 멋진 일.
하도 불안한 생각에 발이 빠져있던지라 도통 최고의 생각을 꺼내봐 ! 해도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 장소에 상관없이 일을 하고 싶어.
런던 리젠트파크 주변에 있는 집에 살고 싶어
결혼을 할거고 아이도 낳겠지
좋아하는 여행도 다닐거야. ‘
버퍼링에 걸렸던 생각이 진취적인 생각으로 바뀌는 순간은 조금 걸렸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날 밤.
블랙 미러라는 꽤나 잔인한 넷플릭스 에피소드를 보고
잠자리에 누운 우리.
어둑한 방에 내가 툭 질문을 던졌다.
“젠유야 네가 아무런 조건없이 만들고 싶은 최고의 인생은
어떤거야? “
젠유는 예상외의 답을 내놓았다.
“ 결혼과 육아 ”
나는 젠유가 집을 사는 것에 마음을 쓰고 있던걸 알았던지라 당연히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 구매가 바로 나올 줄 알았다.
그리고 나에게도 물어왔다.
- 너는 ?
“ 나는 어디서든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
나의 대답에 그건 불가능 하다는 듯 안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이어냈다.
-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거 같아?
난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데..
“ 왜에 ~ 50년전만해도 핸드폰이 없었는데 지금 우리 편리하게 쓰고 있고, 나는 내가 세계여행을 할 줄 몰랐는데 해냈잖아.
난 뭐든지 가능하다고 믿어“
- 너는 자기계발서를 너무 많이 본거 같아.
난 요즘 그런 걱정을 해.
어떻게 하면 정부에서 연구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을지
결혼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중국에 계신 부모님이 보험이 없는데 편찮으시면 그에 대한 간병비 같은 것들.
너는 10년뒤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거야?
“ 10년 뒤를 생각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나한테는
오늘. 지금이 중요해. 그리고 이런 날을 하나둘 쌓아가는게 미래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
/
가끔 남자친구랑 대화를 하고 있다보면 내가 정말 꿈꾸는 것에만 취해 사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정말 이게 내가 살 수 있는 인생의 최선일까?
나는 왜 가끔씩 남자친구로 인해 내가 가진 세계가 좁아져 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일까.
분명 너와 나는 그저 다른 성향의 사람일 뿐, 나름 잘 지내고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현실과 이상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