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결혼하면 네 부모님한테 내가 돈 드려야돼?

by 콘월장금이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앞으로 일주일 간 필요한 먹거리들을 잔뜩 담은 카트를 질질 끌며 앞으로 20분은 더 가야 하는 집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젠유가 내게 물어왔다.


" 만약 우리가 결혼하면 네 부모님한테 내가 돈 드려야 돼?"


-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왜?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그거에 대해 들었어. 중국은 결혼 전에 여자 집에 남자가 돈 줘야 된다면서?


" 응 - 중국에서는 여자랑 결혼하려면 남자가 여자집에 돈 줘야 돼. "


- 이유가 뭐야?


" 20년이면.. 그동안 여자친구를 키워준 것에 대한 값인 거야. 이제 내 가족이 되는 거니깐

그에 대한 비용을 치러야 되는 거지."


- 그런 게 어딨어..? 세상에.. 한국에는 그런 문화 없어~


내 말은 들은 젠유의 눈에 안도감 같은 게 비췄다.

더 자세히 물어봤을 때 누구나 다 그래야 되는 건 아니지만 여자 집에 돈을 주는 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듯했다.


작년 이곳( 영국의 시골마을)으로 이사 올 때까지 젠유는 나에게 자주 그런 질문을 던졌다.



" 여기에서 일 구할 수 있을 거 같아? "

" 여기에서 살 수 있을 거 같아?"


그러면 나는 응~ 구하면 구하겠지. 응~ 살면 살겠지. 근데 나는 런던이 좋아. 최대한 런던에 가까이 있고 싶어라고 대답하곤 했다.


아무래도 지금 사는 곳이 런던에서 기차로 5시간, 버스로는 8시간 이상 떨어진 곳이다 보니 도시 생활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건 맞다.


아직 30대 초반인 나는 런던 생활을 이미 2년 지냈던지라 그 생활의 즐거움과 편리함을 잘 알고 있다 보니 이제 갓 시골생활 2개월 차 사이에서 좁힐 수 없는 괴리감 같은걸 종종 느끼곤 한다.


무엇보다 혹시라도 우리가 동거 말고 결혼을 결심하게 됐을 때,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러 한국에 다녀오는 일이 더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앞으로 긴 시간을 타지에서 한 사람만 보고 살기에는 그 선택에 대한 책임감도 적지 않을거 같다.


일단은 살아보고 차근차근 결정할 일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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