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며 보고 싶다고 말하는 아주머니

by 콘월장금이

영국 시골에서 살아가면서 딱히 일을 하거나 정해진 일상 루틴이 없어서 종종 무기력에 휩싸이곤 한다.

그나마 하는 시도는 남자친구 출근할 때 따라가서 약 40분 정도 걷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


그렇게 걷다 보면 조금 더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햇살이 좋은 날에는 벤치에 잠깐 앉았다 책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다 들리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힐끔 바라보니 아마 모녀인 듯 보였다.


한창 파티를 하는 듯 시끄러운 공간에 머물던 사람들이었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건가 생각했었는데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은 울고 있었다.


그녀가 털썩 자리 잡고 앉은 벤치는 나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는데 듣자 하니 딸은 곧 결혼해 아이를 낳고 어머니는 언젠지 모르겠으나 사별을 한 듯했다.


본인의 상황이 굉장히 절망적이라며, 너는 이제 곧 결혼해 아이와 남편과 가정을 꾸리지 않느냐며 나는 혼자라며 서러운 듯 소리쳤다. 그런 엄마에게 본인도 아빠를 잃었다며 하소연하지만 그녀의 말이 엄마에게 닿을 리 없다.


속상한 듯 자리를 뜬 딸과 홀로 덩그러니 벤치에 남은 엄마.


혼자 독백을 시작한다.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요..’


이내 그녀의 남편이 눈앞에 있는 듯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화려하게 꾸민 그 중년의 여자에게서는 안경 너머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때때로 사람들이 앞을 지나갈 땐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치레에 대답을 하곤 했다.


보이는 것보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슬픔을 숨기고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우면서도 내가 나서서 위로할 입장도 아니었다.


곧이어 파티가 끝난 듯 딸은 아무렇지 않게 엄마를 불러내 이내 차를 타고 떠나갔다. 아마 이 동네 사람은 아닐 수도 있겠으나 이미 장성한 딸이 있는 걸로 보면 삶의 나이가 꽤나 찬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인생에는 언제든 나이를 불문하고 슬픔을 데려올 수 있고 그 안에서 불행함도 느낄 수 있겠으나 나는 그녀에게서 딸이 있고, 아들이 있으며 그녀를 태워갈 차가 있다는 것에 시선이 닿기도 했다.


불행에는 끝이 없고 행복에도 끝이 없는 것 같으나 언젠가 그녀의 마음에도 새로운 사랑이던 마음의 평화든,, 조금은 나은 감정 상태이기를 그녀가 떠난 자리를 보며 기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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