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니는 곧잘 나에게 겸손해야 된다는 말을 하곤 했다.
나는 어떤 면에서는 허풍쟁이처럼 스스로를 떠벌리기도 하고, 어느 면에서는 무척 감성적인 편이라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 크게 감동해마지않곤 했다.
약 6개월간의 배낭여행을 끝내고 들어온 시점에는 내가 무척 대단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성취감과 뿌듯함에 휩싸여 지나온 국가들의 빛나는 날들에 취해있다가 그만큼의 그늘과 그림자에 긴 시간을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이제는 약 7-8년이 지나가는 시점에 지난날들을 돌아보고 현재를 바라보니 겸손이 결국 미덕이고 무기가 되는 세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겸손은 스스로를 지키게 될 것이고 수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갈고닦으며 유지하고 싶은 마음의 중도 같은 것이다.
겸손은 어디서 오는가에 생각해 보면 내가 이룬 성취나 현재의 상태가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였구나 하는 자아성찰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다.
건강하게 잘 지내주는 가족, 그 자리에서 잘 살아주고 있는 친구들, 세상의 기후- 환경 그 모든 것들이 뒷받침해 주니 어느 것 하나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 어린 날의 난 뭐가 그리 잘나서 혼자만의 흥에 빠져있었던가.
물론, 그때의 난 그때대로 좋았다고 할 수 있으나 그런 시간을 지내고 보니 조금은 담담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바라보고 싶다.
나의 지난날 인연들에게도 내가 당시에는 조금 부족한 점도 있었겠으나 여러모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