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청 열심히 사는 사람이 아닌지라 20대의 어느시절에 2호선 전철을 타고 출퇴근 하다 호흡 곤란이 와 쓰러진 적도 있다.
2호선을 흔히 지옥철이라고도 하는데 그 비즈니스 라인을 출퇴근길에 올라보면 그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그러다 열심히 사는게 당연하고 그런 분위기가 우리나라를 초고속 성장하는데 기여했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그런 나는 그런 분위기에 못 버텨 나가떨어진 말린 오징어 같은 신세였지.
인생의 끝을 생각해보며 눈물을 또르르 흘리던 날이 길던 때 인생 탈출을 꿈꿨다. 틈나면 여행 사진이나 영상을 본다던지 휴무때면 서점에 가서 여행 관련 서적을 뒤적이곤 했다.
모임은 꿈도 못 꾸던 내가 직접 두발로 찾아간 곳은 여행에 미친 사람들만 모이다던 어느 커뮤니티였다.
그런 시간이 지난 후, 진짜로 나는 세계의 어딘가에 발을 딛고 있었고 이 이야기는 마냥 좋은 일만 일어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큰 일도 있진 않았다.
한국에서 다시 생활하며 느끼는건, 공기 중에 열심 유전자가 떠다니는 것 같아 -
나는 한국만 오면 열심히 사는 느낌이 든다. 나 조차도 그렇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경제관련 책을 읽다가 -
아 무슨 챌린지는 그렇게 많던가.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한 영어 공부까지.
사실 난 게으른 나무늘보처럼 누워있을 때도 많지만 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 하기도 한다.
이게 과연 우리나라를 세계 1등으로 이끌어주려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
빈둥대는게, 일을 하지 않는 짜릿함이 부끄러워질 수도 있는 분위기 속에서 다시금 열심히 챗바퀴를 굴려본다.
어느 것이 맞다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열심히 하는게 미덕인 것 같기도 해서 그렇게 바짝 근육을 쌓아올리듯 급 - 열공을 하게 된다.
다른나라에서 봤던 서서 맥주를 마시던 사람들이 머리 속에 겹치는 건 왜일까,
세상에 정답은 없는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