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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월장금이 Jun 28. 2024

영국 시골 호텔취업하기

퇴사한 지는 벌써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이렇게 흐르다니 그 사이 결혼까지 하면서 경력단절의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차오르기도 했다. 매번 하는 일을 직장과 국가만 바꿔갔을 뿐 나도 모르게 한 길을 걸으며 경력은 이미 10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쉽게 잘 질리는 성격에 직장을 오래 못 다니는듯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직종으로 바꾸자니 그런 용기는 또 없는지라 매번 하는 나름의 쉬운 길로 걸어갔다.


이제는 10년이라는 경력을 어디에 내놓으면서도 이게 경력에 맞는 실력인 것인지 그냥 세월만 채운 물경력인 건지 알 수가 없다. 예전에 어느 프로에서 어느 가수가 본인은 무대가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나도 매번 면접과 더불어 테스트를 봐야 하는 직종인데 이제는 떨리거나 그리 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전 같았으면 손을 덜덜 떨었을 건데 세월과 경험이 마냥 쌓이지만은 않았던 걸까.. 세월아.. 네 나름대로 시간을 쌓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국 시골에서 호텔 취업하기란 오히려 대도시에서 취업할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일자리도 많지 않을뿐더러 내 경쟁자는 영국인들이라 영어가 제2외국어인 나에게는 상당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단 이력서를 다 뿌리고, 지원하기를 여러 번 미친 듯이 눌렀을 때... 내 앞에는 몇 개의 면접 기회가 다가왔다. 내 일에 맞는 것도 있었고 약간은 거리가 먼 직종까지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넣어보니 이제야 너무 마구잡이로 넣은 건 아닐까 하는 당황스러움과 더불어 걱정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곳에서는 잡 오퍼를 받았고, 진짜 일해보고 싶었던 곳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나 어디에 가서 일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는 마음이다.


1. 잡 오퍼를 받고 계약을 앞둔 4성급 호텔. (규모는 조금 작은 편 )


2. 인터뷰 후 나 말고 다른 면접자들도 있어서 최소 2주는 더 필요하다는 가고 싶은 4성급  호텔 ( 직원수가 많고, 혜택이 더 좋음) 


나는 여기서 2주를 더 기다려 가고 싶었던 곳에 취업하는 게 맞는 것인지, 아니면 일단 온 기회를 잡아야 하는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


1 호텔에게는 이미 일주일정도 다른 면접을 핑계로 기다려달라고 한 상황이라 더 미룰 수도 없다. 혹, 2를 기다리는 사이에 1 호텔에서의 기회도 잃고 2 호텔에서도 채용이 안된다면... 이 시골에서는 더 이상 면접 볼 곳도 없을 거라 막막해진다.


이미 작년에 퇴사 후 경력에 공백이 생긴 터라 이 정도 쉬었으면 일을 해도 되겠거니 싶은데 사람 마음은 참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막상 일을 한다고 하니 주 5일 누군가 밑에서 일하는 삶. 자율시간이 적어지는 삶으로 다시 투벅투벅 걸어가는 게 완벽한 삶은 없구나 싶다. 시간이 많을 땐 돈이 적고, 돈이 넉넉할 땐 시간이 적으니 어느 장단에 내 인생을 맡기고 춤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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