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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월장금이 Jun 29. 2024

해외시골살이 그리고 결혼생활

또 하루 멀어져 간다... ( 서른 즈음에 - 김광석) 

본격적으로 해외생활을 시작한 건 약 8년 전, 그때는 알았을까. 해외에 정착해 살게 될 거라는 걸. 호기롭게 배낭 메고 떠났던 길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내가 원하는 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놓아야 했던 것들도 있었다. 거기에는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물리적, 감정적 거리감 또한 포함이 되어 어느 날에는 잠시 멈춰 이렇게 사는 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던데, 20대만 해도 친구가 꽤 많다고 느껴져 그게 마치 내가 잘 살아온 자산 같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인연들도 본인의 길을 가고 우리가 만났던 지점에서 점점 멀어지기도 해 아쉬운 마음도 들기도 한다. 


그리고 인생의 터닝포인트처럼 들어선 결혼생활. 여기에는 한 가지 특수성이 담겼는데 해외시골살이라는 점이다. 정말 남편 말고는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나름 이전에 살았던 곳에서 쌓아 올린 것들을 다시 와르르 부스고 다시 해봐 -! 이건 어때!라는 숙제를 주는 인생. 


혹, 이 생활에 누군가는 다시 도시를 찾아 떠나던가 아니면 이사 가는 경우도 흔하다. 해외시골살이는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거구나. 정말 이 시골생활에 뜻이 있어서 제 발로 들어온 경우가 아니라 일을 찾아 남편 따라 내몰린 경우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나의 한국 친구들 그리고 나의 해외친구들을 뒤로하고 남편 손만 잡고 어리숭하게 걸어 들어온 이곳에서 당황스러움과 불안함도 동반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그들에게 가닿고 있다는 걸 그들은 알고 있을까.


삶에서 일어나는 만남과 헤어짐 또는 거리감에 태연해질 나이가 될 수도 있겠는 30대인 줄 알았는데 이건 나이가 차고 찬다고 될 쉬운 일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맞닥뜨리는 생활인지라 앞길이 마치 오늘은 안개가 짙습니다 알리는 라디오를 켜놓고 달리는 초보운전자가 된 기분이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진단다. 시간이 약이란다. 곧잘 어른들 그리고 책에서 알려주는 말처럼 시간이 쌓이면 그리고 나름 잘 흘러 보내다 보면 그때 어느 시점에 다시금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날이 오겠지. 좋은 인연은 또 올 수도 있겠지라는 내일의 희망을 담고 오늘을 잘 지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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