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콘월장금이 Jul 04. 2024

자기 객관화의 시간

어느 게 진짜 나일까? 

브런치에서는 비교적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거 같고, 블로그에서는 조금은 좋아 보였으면 좋겠는 마음이 들어가 있고, 인스타그램에는 나름 잘 살고 행복한 날을 보내는 사람으로 비치기를 바라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음, 그 기준은 뭐랄까. 브런치는 일단 아무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약함과 불안한 부분을 여과 없이 보여주곤 하고 그런 글들을 쉬이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여기가 아닐까 싶다.


블로그에는 조금 더 사사로운 일상이 올라가는데 이미 얼굴이 공개됐으나 내 지인들에게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에 불특정 다수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솔직함과 더불어 잘 살고 있는 모습도 보이는 곳이다.


인스타그램은 비공개 계정에 지인들만 있는 공간이라 그런가? 아니면 인스타그램 특징인지 모르겠으나 짧은 순간 특정 사진을 주로 올리는 곳이라 행복한 기억, 좋아 보이는 모습이 더 비치는 듯하다. 나를 나름 잘 아는 사람들에게 나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서로 내보이고 싶은 곳.



각기 다른 계정에서 달리 보이는 내 모습 중 어느 게 진짜 나일까? 솔직하게 불안정한 모습이 있는 내가 진짜 나일까? 좋아 보이고 잘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내가 진짜일까?. 예전에는 막연하게 불안정한 내 모습이 진짜라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마치 모자이크 조각처럼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로 나를 정의하기에는 다양한 자아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 ㅎㅎㅎ... 


사람들에게 비쳤으면 하는 모습은 그럼에도 긍정적인 인간. 내가 가진 모습은 사실 마냥 긍정만은 아닌데 말이다. 무조건 긍정적인 면만 밖으로 꺼내다 보면 그와 상반되는 그늘진 감정이 몸속에 쌓인다. 그러면 천천히 천천히 스스로를 잠식시키는 느낌인데, 이걸 일단 어디에든 꺼내두면 몸의 파이프(혈관 또는 장기?) 속 감정들이 차근차근 밖으로 꺼내져 나와서 마음속이 후련한 기분도 든다.


어느 감정 하나가 우월하다고 할 수 없이 골고루 내보이는 것도 내 정신- 몸 건강에 좋은 거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기력과 확인 강박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