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비니쿤카
지난번 등산에서 해발 4500m 이상을 걷다보니 안그래도 숨이 잘 안 쉬어지고 한 두걸음을 걷고 주저 앉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
‘그냥 이쯤에서 그만할까?’
이만큼 올라오면서 본 풍경도 충분히 예뻤고,
정상을 가지 못했다고 나무랄 사람도 없었으며
이미 충분히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숨이 잘 안 쉬어져서 더 올라가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등산하다 호흡곤란으로 죽는거 아냐...?’
그러나 가이드는 내게 사탕 하나를 주며
“너는 할 수 있어” 라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너무 힘든데...’
다시 몇 걸음 걷다 고개 숙이기를 여러번
“너는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고 말해주니 일단 걸었다.
불규칙한 호흡에 위태로워 보이는 내게 걷다 만나는 사람들은 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따뜻한 눈빛을 보내줬다.
그 덕분에 드디어 정상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몇일 뒤, 마추픽추가 위치한 마을에 가는 여러가지 방법 중 제일 저렴한 루트를 선택했고, 롤러코스터 같은 낭떠러지 길을 승합차 타고 7시간, 철도길 10km를 걸어가는 루트였다.
차에서 내려 걷기 위해 길에 들어 섰을때,
아차 싶었다.
가는 방법만 알아보고, 정작 짐을 놓고 올 생각을 하나도 안한 것이다.
내가 가진 모든 짐을 가지고 왔다.
사람들의 가벼워 보이는 가방을 보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아 바보 아니야ㅜㅜ...’ 라는 혼잣말을 했다.
그러다 나도 모르게 다시
‘응~ 바보 아니고 할 수 있어 !!’
라는 반박의 말이 바로 튀어나왔다.
자책한다고 상황이 달라질 것도 아니고, 내가 그 순간 할 수 있는건 가방을 메고 그저 걷는 일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차피 가야할 철도길 10km가 어깨는 아팠지만 별 탈 없이 잘 걸을 수 있었다
지난번 등산의 성공이 가져온 좋은 영향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 수 있다는 말과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의 힘을 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