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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프셉 Aug 08. 2022

세 번째 프리셉티

또 트레이닝의 시작

내과. 혈액종양내과를 메인으로 하고 있는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3월 23일 자로 8년 차가 되었다. 4월 14일로 세 번째 프리셉티가 생긴다. 그리고 이 글을 정리하다가 8월 4일부로 네 번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트레이닝을 하게 되었는데, 계속 똑같은 내용을 가르치다 보니 이걸 정리해서 다른 신규 선생님들도 같이 배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시작하기 전에 프티 선생님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


1. MZ세대의 장점이 당당하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모르는 것에도 당당하면 안 된다. 여긴 사람 생명을 다루는 곳이고 이미 선생님은 4년 공부를 하고 왔다. 모르면 창피해하고 공부해야 한다. 절대 당당한 부분이 아니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 모르겠는데요.'라든지 , 의사의 처방을 몰라서 못한다든지 하는 부분은 전혀 당당해서는 안된다. 교과서가 임상과 연결이 안 돼서라는 이유는 변명이 아니다. 이미 세상에 간호사 유투버도 많고 출판사들도 간호사를 위한 서적을 많이 내놓고 있다. 얼마나 친절하던지. 라떼는(?) 이런 친절함이 없어서 의과대학 책을 기웃거렸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네이버 찾아가면서 봤다. 나도 물론 여전히 잘 모르는 게 많다. 그렇지만 모르는 것에 대한 태도는 '부끄럽다.'' 찾아봐야겠다.' 여야 한다.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2.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힘들다. 삼 교대를 돌아가는 것은 더 힘들다. 그런데 그건 나도 그렇다. 시간이 지나도 별로 안 나아진다는 거다. 8년 차가 되어도 데이에 일어나는 건 힘들고 5-5 근무가 나이트로 끝나면 6-6 근무한 것 같다. 잠이 안 와서 그냥 안 자고 출근한다. 못 자고 못 먹는 것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적어도 집에서만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는 게 좋다. 물론 더 좋은 건 자기만의 루틴을 찾는 게 좋지만 너무 어렵다. 나도 아직 찾는 중이다.


3. 환자나 보호자나 다른 직원에게 모두 존댓말 하기. 예쁘게 말하기. 환자나 보호자분에게 병원은 너무 어려운 구조다. 설명하기 막막할 수 있다. 또는 편한 사이라고 생각해서 편하게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분명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우리 엄마한테 동네 꼬마가 '밥 먹었어? 얼마나 먹었어?'라고 하면서 I/O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기분이 마냥 좋지는 않을 것이다. 환자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또 우리가 업무 하다가 보면 다른 과에 협조사항을 구할 일이 엄청 많다. 예쁘게 말하면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고마워서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다. 옛말에 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일하다 보면 진짜다.

무작정 친절하라는 말이 아니다. 무조건 다 맞춰주라는 말도 아니다. 다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왜 안되는지 원칙대로,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4. 내가 정답은 아니다. 상황이나 상태에 따라서 보기는 무수히 달라진다. 또 간호사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내가 가르쳐 주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고, 혹자는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한다. 그냥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다. 정도만 알면 된다. 방법을 아예 모르는 것보다는 한 가지라도 아는 게 나으니까.


잔소리가 길었다. 아직 트레이닝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나도 긴장되고 두근거린다. 같이 열심히 해서 좋은 간호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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