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지인들을 떠올려 보면 프랑스를 사랑했던 한 살 어린 동생이 생각난다. 포켓봇, 드라이브, 맛집, 사람을 좋아했던 우리는 죽이 잘 맞아 열정적으로 놀았다. 술과의 친밀도가 다른 덕에 매번 챙김을 받은 건 나였다. 아, 또 다른 점 하나는 운동을 대하는 자세다.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있으면 하고 힘들면 말고를 반복하던 나와는 달리 동생은 꾸준히 운동을 했다. 40대에 건강하게 여행을 다니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위한 루틴이었고, 그 이야기를 하던 그 친구가 빛나 보였다. 마흔을 훌쩍 넘긴 지금은 몇 년에 한 번 연락을 하는 사이지만 카톡 프로필을 보면 여전히 여행을 다니고 있다. 요즘에는 축구에 빠졌는지 프랑스보다는 영국 사진이 더 많이 보인다.
앉아서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많아지며 운동에 대해 절실함을 느끼고 있지만 내 시작점은 아무래도 북두칠성 옆자리인가 보다. 친정집에서 매트도 가져왔고, 폼롤러도 새벽배송으로 도착했고, 동기부여할 책도 샀으나 뭐 하나 펼쳐지지 않는다. 이미 여기저기 운동을 하겠다고 공언도 해놓은 마당에 운동 관련 인증글이 올라올 때면 합죽이가 된다. 그러다 오늘 단톡방에서 어~흥~을 알게 됐다.
엄지 척 하나는 내 거!내 눈에 들어온 한 단어 운동! 그래 일단 입꼬리 운동부터 해보자. 글을 쓰며 한 시간째 어~흥~을 하는데 이게 또 은근 흥이 난다. 어~흥~에 맞춰서 엉덩이를 좌우로 흔드는 추임새가 찰떡이다. 이왕 흔드는 거 아랫배에 힘주고 무릎은 90도로 어깨는 최대한 안 움직이고 해 보자. 몸의 온도가 살짝 올라간다. 심지어 얼굴에서는 얼굴의 온갖 근육이 움직여지면 목까지 당겨지니 목주름에도 좋을 듯하다.
오늘부터 우리 집에 호랑이 한 마리가 의자에 앉아 짱구춤을 추며 어~흥~댄다. 어~흥~하다 보면 폼롤러 구르며 재주도 넘겠지.
뜯지도 않은 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