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nousandmind 마음번역기념일을 검색하면 표준대국어사전에 축하하거나 기릴 만한 일이 있을 때, 해마다 그 일이 있었던 날을 기억하는 날로 되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 생일이 떠오른다. '살다 보니 생일인 것도 몰랐어요', '생일에 의미를 두지 않아요', '생일이 별거예요? 그냥 살아가는 날 중 하루예요'는 나와 거리가 멀다.
핸드폰 뒤 네 자리는 내 생일이고, 이메일에도 생일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비밀번호를 생일로 하는 융통성 없는 사람은 아니니 눌러보지 마시길. 살고 있는 집 호수까지 생일이 들어가니 더 의미 있는 날이다. 이렇게 의미 있는 숫자를 가진 집인데 편하지가 않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좋은 공인중개사를 만나 착한 가격에 구했다. 신축아파트로 구조도 좋고, 최대단지답게 편의시설과 주차공간도 잘 갖추었다. 무엇보다 초품아로 아이 학교가 코앞인 게 마음에 든다. 심지어 집주인도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으니 내 집이라고 생각하며 살라는 말은 선택 이유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모든 게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그 집주인이 계속 신경이 쓰인다. 이 집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것이 몹시 불편하다. 며칠 전에 이런 심경을 신랑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솔직한 이야기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신랑이지만 집주인은 아니다. 집 주소가 신랑이나 아이의 생일이었다면 덜 불편했을까?
내 생일인 이 집이 내 집이었으면 좋겠다.